
참 오래 기다렸다. 디엔 미셸과 크루시픽스 크릭, 데프콘의 피쳐링 작업을 통해 버벌 진트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감수성과 라이밍을 들려줬던 비-솝, 그의 앨범이 드디어 나왔다. 비-솝이라는 이름에 걸었던 믿음만큼 훌륭한 내용물을 담고 있다. 정서의 힘이고 감수성의 힘이다. 앨범 대부분의 음악을 만들어준 버벌 진트는 여름밤의 공기 같은 비트들을 제공하였고, 비-솝은 쉴 새 없이 옆에서 속삭이듯 따뜻한 라임들을 쏟아낸다. 힙합이란 음악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기분 좋은 마법 같은 앨범이다. 은 '잠자리에서 나누는 정담'의 의미를 가진 'pillow talk'를 자의적으로 한글화한 비-솝 식의 연가이다. 제목도 노래도 다 이쁘다.

이건 레어 가운데 초레어였다. 시디로 풀렸는지 안 풀렸는지조차 불분명했던 앨범인데, 2001년이었나 거래하던(?) 희귀음반 전문점에서 전화가 왔다. 아시아나 시디가 들어왔는데 7만 원이라고. 약 5초 정도 고민을 했지만 임재범빠로서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7만 원을 입금하고 이 시디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정말 수집가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설렜다. 그리고 몇 년 후 이 앨범은 재발매됐다.-_- 기타와 보컬의 마스터 둘이 만나 만들어낸 절정의 헤비메탈 앨범. [rock in korea] 프로젝트를 하면서 눈이 맞은 임재범과 김도균은 아예 본토에서 정식으로 활동을 해보자며 사랑(sarang)이란 이름으로 영국에서 활동을 했다. 정말 호쾌한 '호연지기 메탈'을 담아냈지만 사운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어도 시디 찾을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눈에 띄는 대로 듣고 있는 중이다. 어제 홉스폴의 음악이 갑자기 듣고 싶어서 좀 찾다가 포기하고 대신 눈에 띈 이 앨범을 들었다. 이 앨범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곡들도 깔끔하고 멜로디도 착착 감긴다. 도련님과 이 앨범을 들으면서 '한국의 위저'라고 낄낄대기도 했었다. 곡들도 좋고 쌈지에서도 꽤나 밀어줬었는데 이상하게 뜨지를 못했다. 두 번째 앨범도 좋게 들었는데 요즘은 활동이 뜸하다. 계속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에 올릴 단편선 상병의 A4 9장짜리 장편대서사리뷰의 교정을 보다가 문득 이 앨범이 듣고 싶어졌다. 이 앨범에서 나의 베스트는 , , , 이렇게 세 곡이지만, 그래도 굳이 한 곡을 골라야 한다면 눈물을 머금고 를 선택할 것이다. 3분 2초부터 곡이 극적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 멜로디는 매번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곤 한다. 그 곳은 우주이기도 하고, 가사 속의 터널이기도 하고, 한밤의 고속도로이기도 하다. 인생의 별이자 인생의 앨범. 진정한 '달리는 애수'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아늑한 기분이 든다. 어린 시절 라디오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던 노래. 나의 유년 시절의 추억과 함께 한 노래이고, 내가 처음으로 '환상적'이라고 생각한 노래이기도 하다. 그때 내가 '환상'이란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환상적'이라는 말만큼 당시에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표현할 적당한 말은 없을 것 같다. 그런 추억과 향수 때문인지 이 앨범은 상당히 자주 꺼내듣는 편이다. 듣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런 평화로운 앨범이다. 사실 나는 예스의 보컬 존 앤더슨보다 존 앤 반젤리스에서 노래하는 존 앤더슨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천상의 목소리'라는 표현은 반젤리스와 함께 할 때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우주와도 같은 반젤리스의 사운..

천재성과 그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너무나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스티븐 윌슨의 또 다른 프로젝트 노-맨의 새 앨범이 나왔다. 포커파인 트리가 너무 거대해지는 바람에 좀 사이드로 밀린 감이 있어서 그렇지 이 노-맨 역시 거의 20년간 해오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보컬리스트 팀 보네스가 가사와 노래를 맡고, 스티븐 윌슨이 작곡과 연주를 맡는 2인 시스템이다. 꽤 오랜만에 앨범을 낸 걸로 알고 있는데 음악은 여전하다. 포커파인 트리와 마찬가지로 그 허무함은 어딜 가지 않지만 그래도 포커파인 트리와 비교하자면 좀 더 감성적인 구석이 많고 좀 더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이 곡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쉬운' 축에 속한다.

요즘 펫샵 형들에게 너무 소홀했던 것 같은 죄스런 마음에 [actually]의 리미티드 에디션 시디를 주문했다. [behaviour] 앨범부터 해서 형들의 시디들을 에디션 시디로 교체하고 있는데 수집욕 그런 것 때문이 아니고 단순히 형들의 리믹스 버전들이 좋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디스크를 해하지 않고 아예 다른 디스크에 싣는 것도 맘에 든다. 이 앨범은 2002년에 나왔을 때 일반 시디로 샀다가 (리믹스 시디가 끼어있는) 이 더블 시디를 중고로 구매하곤 곧바로 팔아버렸다. 중고로 구입한 시디는 분명히 미국반인데 부클릿 안에는 한국반 해설지가 들어있다.-_- 판매하신 분이 보너스로 넣어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내가 갖고 있는 버전은 앨범 커버도 찾기 어렵다. 번들거리는 분홍빛 커버에 장미가 그려져..

어제 밤에 비도 오시고 해서 자기 전 오랜만에 이 앨범을 들었다. 밴드라곤 하지만 실제론 크리스 캐러바의 원맨밴드라 할 수 있는 대쉬보드 컨페셔널. 크리스 카라바는 이모 계열의 대표적인 밴드였던 퍼더 심즈 포에버를 이끌었던 걸출한 인물이다. 얘가 왜 이리 한국에선 인기가 없는지, 또 이 앨범은 왜 이리 까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점점 셀아웃 밴드가 돼가서, 혹은 초기의 어쿠스틱한 감성을 잃어버려서 이 앨범이 마땅찮다는 감정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수준으로 깔끔하게 곡을 쓰는 뮤지션이 어디 흔하다고. 이 다음 앨범에선 다시 초기의 어쿠스틱한 감성으로 곡을 만들고 불렀지만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크리스에겐 아마도 데뷔 앨범이 계속 멍에처럼 따라다닐 것만 같다. 어쨌거나 난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