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앨범의 제목은 [plays metallica by four cellos]이다. 말 그대로 네 대의 첼로로 메탈리카의 곡들을 연주한 앨범이다. 1990년대 중반쯤에 단순히 재밌을 거 같아서 이 앨범을 테이프로 샀었는데 생각보단 그저 그랬다. 몇몇 곡들은 근사했지만. 핀란드에서 클래식을 공부하던 네 청년이 자신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메탈리카 음악을 자신들의 전공 악기로 연주하고자 모여 만든 앨범이다. 이 앨범이 의외로 입소문을 타면서 두 번째 앨범에는 메탈리카 곡뿐 아니라 세풀투라나 페이스 노 모어 등의 커버곡, 그리고 자신들의 자작곡까지 수록하였다. 첼로 4중주로 만들어낸 헤비메탈 앨범이다. 2집 이후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옅어져서 최근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평가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음감회 일당들이 모였을 때 베이루트의 노래는 꼭 한 번씩은 들었던 것 같다. 음감회가 아니라 그냥 벙개(를 가장한 정모) 같은 걸 해도 때마침 누군가 베이루트의 시디를 갖고 있어서 가게 사장님에게 틀어달라고 부탁하고 듣곤 했었다. 지난번 음감회 때 이 노랠 들었었는데 집에 와서 이 노랠 다시 들으려고 찾아보니 이 노래가 없는 거다. 그래서 이 노래가 어디 있었지 생각해보니 바로 이 이피에 들어있는 노래였다. 나에겐 없는 이피. 1집을 사면 공짜로 껴주던 그 이피. 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먼저 샀다는 이유로 혜택을 못 받은 이피. 내가 이래서 리패키지에 앙심을 품는 거.-_- 다른 모든 노래들이 그렇겠지만 베이루트의 음악은 좋은 스피커로 크게 들을 때 더 좋은 것 같다. 별로 음질 같은 거에 신경 쓰지 ..

박준흠: 가사 쓰기에서 진실된 내면을 표현했다기보다 어느 정도 치장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말인가? 김창기: 그렇다. 진짜 속마음을 창피해서 어떻게 밝히겠는가? 그런 것은 혼자서 부르는 것 중에 있다. 박준흠: 언젠가는 그런 노래들을 발표할 생각이 있는가? 김창기: 이범용과 같이 한 [창고]에 수록된 곡들이 대체로 그런 곡들이다. 하지만 별로 반응이 없었다. 나는 거친 노래를 만들 수는 있지만 부를 줄은 모른다. 김광석이 있다면 그에게 내 노래를 부르게 했을 것이지만 지금 그가 없지 않나. 이범용은 거친 면이 있어서 같이 했다. 언제나 지나가버린 옛 사랑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만을 노래하던 창기 형이 드물게 본심(?)을 드러낸 노래. 거칠게 요약해서 '나만한 사람 없다. 네가 나 떠나고 얼마나 잘 사나 두고..

이지형 리뷰 쓸까 하고 폼 잡고 있는 중. '쓸까'가 포인트.-_- 앨범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괜춘하다. 이제 이지형도 무조건 '기본 이상'은 해주는 뮤지션이 된 듯하다. 앨범에서는 과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1집과 비교해) 이런 노래가 실릴 정도로 음악의 폭이 넓어졌고, 이런 노래가 실려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곡들의 배치나 사운드의 전체적인 조율도 훌륭하다. 다만 이 노래는 좀 더 욕심을 부려봤어도 좋았을 듯. 그냥 생각 같아서는 한 번 터지고 난 후에 한 10분 동안 계속 몰아쳤어도 좋았을 것 같다.

얼마 전에 극장에 갔다가 예고편을 봤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영화는 대체로 '구리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보고 싶다. 데블스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도 감독이 최호이기 때문이다. 같은 영화는 의외였지만 이나 는 '최소한' 선곡된 음악은 좋았다. 음악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 가장 청년기를 보내고 싶은 시대는 1980년대이지만 1970년대의 청년문화에도 애정이 많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넘은 청년들이 록과 소울, 사이키델릭에 심취하고 거기에 맞춰 춤을 추고 놀았다는 게 참 흥미롭다. 신중현은 말할 것도 없고 김홍탁, 김명길 같은 재능 있는 뮤지션들도 많았다. 최헌이나 윤항기의 보컬은 지금 들어도 정말 일품이고. 윤항기가 이끌던 키 브라더스는 초기 산타나에 많은 영향을 받은 라틴..

나에게 남조선 음반들 가운데 단 한 장의 '여러 예술가들' 음반을 고르라면 이 앨범을 고를 것이다. (두 장을 고를 수 있다면 거기에 [겨울노래]를 더하겠다.) 이 앨범의 미덕은 앨범에 참여한 이들이 바로 얼마 후 한국대중음악사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을 만들어내는 주인공들이 됐다는 것이고, 또 그 거장들의 풋풋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 같은 명곡들의 원석이 모두 이 앨범 안에 있다. 이 대단한 노래들 사이에서 개인적으로 애정하고 있는 노래가 바로 박주연의 이 노래이다. 훗날 작사가로 1990년대를 평정해버리는 박주연이지만 이 노래는 공식적인 그의 첫 레코딩 결과물이다.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랑에 빠진 한 어린 처자의 마음이, 그리고 처음 마이크 앞에 선 가수 지망생의 ..

그냥 얘기가 나온 김에 2005년의 싱글 세 곡을 연속으로 나란히. 두 쌍(?)의 남매가 결성한 다소 특이한 구성의 밴드이다. 사진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노래와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외형의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_- 그냥 4남매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넷이 다 비슷한 외모에 넉넉한 풍채들을 갖고 계시다. 완전소중안토니가 음악과 외모 사이의 괴리감을 준 으뜸 뮤지션이었다면 매직 넘버스는 그 뒤를 잇는 버금 뮤지션.-_- 어쨌거나 이 곡은 정말 사랑스러운 팝송이다. 이렇게나 달콤한 멜로디와 하모니라니. 다음 해에 나온 2집이 실망스러워서 관심이 많이 옅어졌는데 좀 찾아보니 라이브 앨범이 나온 모양이다. 이 곡의 라이브 버전은 한 번 들어보고 싶다.

2005년은 아마 내가 태어나서 가장 많은 음악을 들은 해일 것이다. 그때는 하는 일과도 깊은 연관이 있었고, 또 직장까지 거의 왕복 4시간 정도가 걸렸기 때문에 하루에 새 앨범을 거의 2-3장 이상씩은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재수 좋게도 그해에 좋은 앨범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내 하드에 '2005'란 이름으로 폴더를 만들어 그해 좋은 노래들을 따로 모아놓았을 정도로 좋은 앨범들, 좋은 싱글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세 곡을 꼽으라면 아래 있는 아이언 앤 와인의 과 매직 넘버스의

주말에 음감회를 가졌다. 음감회라고 뭐 별 건 아니고, 그냥 바(bar) 하나 빌려서 각자 가져온 시디나 엠피삼 모여 듣는 거다. 물론 중간에 피자나 짱깨 시켜먹는 건 빼먹지 않는다. 분위기도 되게 뻘쭘하고 암튼 되게 어색한 음감횐데 이걸 한지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모이는 사람들도 맨날 그 얼굴이 그 얼굴이긴 한데 그래도 요즘은 한두 명씩 뉴 페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 번 오고 다시 안 와서 문제지만.-_- 최근까지 신천에서 하다가 이번에 홍대에 새로운 곳을 뚫어서 모임을 가졌는데 사운드도 더 좋다고 하고 맘에 들어 하는 거 같다. 난 음악에 집중을 잘 안 하고 딴 짓을 해서 그런 거 잘 모르겠던데.-_- 어쨌거나 이 인간들이 음악만 듣지 말고 직접 노래도 부르자는 소리를 하더니 기어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