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어워터의 앨범들을 '완전' 좋아해본 적은 없는데 이번 앨범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제 두 집 살림 접고 자신의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기로 해서인가. 쉐어워터와 오커빌 리버를 함께 꾸려가던 조나단 메이버그와 윌 쉐프는 각자 자신의 프로젝트에만 매진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조나단 메이버그는 오커빌 리버에서 빠졌고 윌 쉐프는 쉐어워터에서 빠졌다(고 말은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오커빌 리버는 윌 쉐프의 밴드였고 쉐어워터는 조나단 메이버그의 밴드라는 인상이 강했다). 윌 쉐프가 격정에 찬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면 조나단 메이버그는 너무나 우아하고 유려하게 노래를 한다. 크리스 마틴의 팔세토 따위!-_- 이 앨범은 달리 뭐라 할 말이 없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앨범의 첫 곡을 듣는 순간부터 아름답다는 생각을..

시와의 노래를 처음 들었던 순간이 기억나는군요. 작년 가을쯤 전 시청역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빵 컴필레이션 앨범을 듣고 있었습니다. 소히의 노래를 시작으로 젊은 홍대 음악인들의 노래가 연이어 흘러나왔고, 여덟 번째로 시와의 가 시작됐습니다. 그 연약하고 서늘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전 '아, 좋다'라고 혼자 중얼거렸지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퇴근길의 그 소란함 속에서 저는 정말로 저 혼자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앨범의 트랙은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았고 약속한 사람이 올 때까지 저는 만을 반복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후에 나온 시와의 EP를 산 건 물론이었죠. EP의 첫 번째 곡인 를 들으면서 한 달 전 시청역에서의 그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전해주는 왠지 모..

이 찌는 날씨에 이 음악을 들으면서 완전 압도당해버렸다. 작년에 나왔던 이피도 무척 좋게 들었었는데, 이 정규 앨범은 정말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기운으로 가득하다. 6곡의 새로운 곡에 지난 이피에서 두 곡을 더 가져왔다. 대부분의 포스트 록 음악에서 '발단'과 '전개'가 '절정'을 위한 밑밥 측면이 강하다면, 이 앨범에서의 '발단'과 '전개'는 따로 떼어내 하나의 곡으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악곡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하나로 이어질 때 그 감동이 배가됨은 말할 나위도 없고. 서사, 장엄, 서정, 질주 등 우리가 포스트 록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모든 단어들이 이 앨범에서 가장 최상의 상태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