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래도 일단은 이명박부터 막고 나서"나 "그래도 노무현은"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람들에게 가장 궁금한 건 이거다. 그래서, 그러는 당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냐고. 그런 사람들 가운데 이명박이 정권을 잡아서 삶에 큰 변화가 생긴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저 이명박 정권의 꼼수에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를 거쳐 오면서 실제 삶의 변화가 생긴 사람들은 부지기수고, 여기서 말하는 '변화'란 대개 부정적인 것이다. 직장을 잃었거나, 생활이 불안정해졌거나, 삶이 위태로워졌거나, 아예 목숨을 놓았거나 하는 경우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그래도 노무현은"이란 말을 해가며 다시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자는 건 얼마나 폭력적인가. 이명박에게 짜증이 나는 건 잘 알겠는데, 그..
공씨는 [도가니]의 흥행 돌풍에 대해 "전혀 예상 못했다"고 했다. "남의 아픔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회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변한 것 같아요. 남의 불행에 무관심하면 안된다는 열망들이 살아난 것 같아요. 경쟁을 심화시켜 끊임없이 낙오자를 양산한 이명박 정부 들어서 생긴 변화 같아요." 얼마 전 한겨레에 실렸던 영화 [도가니]에 관한 공지영의 인터뷰인데, 무감하려 해도 저런 글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미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난데없이 갑자기 이명박 정부 들어서 '경쟁을 심화시켜 끊임없이 낙오자를 양산'시킨 것인가? '경쟁'으로 대표되는 교육 문제에 관해선 노무현 정부는 정말 할 말 없지 않은가? 저 인터뷰에서 이명박이란 이름 대신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들어가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은가? 하지만 ..
1. 은수가 옳았다. 상우가 틀렸다. 사랑은 변하는 거구나.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더니, 당구에 대한 애정도 이제는 1/10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은 치던 당구를 이제는 2주에 한 번 정도 치는데도 크게 아쉽지 않다. 당구장 초입부터 들리던 당구공 부딪치는 소리에도 설레던 게 난데! 2. 요즘은 아주 가끔씩 책을 사고 있고 도서관에도 가질 않고 있어서 여자친구가 공수해주는 책을 주로 읽고 있는데, 추석 동안 여자친구가 준 [7년의 밤]을 읽었다. 짜임새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의 몰입도는 요 근래 읽은 소설들 가운데 최고였다. 역시나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어떤 배우들이 참여할지 궁금해진다. 소설에서 '영제'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배우는 ..
1. 'earache'의 노래 재생에 약간 변동이 있어서 안 나오는 노래들이 꽤 있을 겁니다. 혹시 듣고 싶은 노래가 안 나올 때는 제보해주세요. 바로바로 수정하겠습니다. 2. 팔도에서 놀부와 손잡고 놀부부대찌개 라면을 출시한다고 한다. 농심에서 나오는 찌개면은 좀 실망스러운 편이었는데, 이건 좀 기대된다. 팔도는 항상 기본 이상은 해주는 회사고, 또 많이 과소평가 받는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데, 팔도는 나한테 최소한 라면 한 상자는 보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나 때문에 일품짜장에 맛들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에도 불과 한 달 사이에 두 명 교화시켰음. 교회로 치면 전도왕이고, 다단계로 치면 다이아몬드가 나다. 3. 이어서, 이경규가 만들어서 화제가 된 꼬꼬면도 출시됐다. 이것도 역시 팔도..
1. 요즘 의약품 슈퍼 판매 뉴스를 보면서 문득 생각난 건데, 나 전부터 동네 슈퍼마켓에서 박카스 잘 사 마셨었는데?-_- 우리동네 슈퍼 아저씨, 아주머니가 탈·불법을 자행한 거였나. 2.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메뉴들을 보면 다른 것들은 다 영화니 책이니 미술이니 한글로 적혀있는데, 음악만은 서로 짠듯이 '뮤직'으로 해놓았다. 음악이란 말은 부끄러운 건가? 글을 쓸 때 일부러 뮤지션이란 말 대신 음악인, 혹은 음악가라고 쓰고 있는데 얼마 전 나와 같이 음악인이라고 글을 쓰고 있는 한 기자의 글을 보고는 반가웠고 동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동지들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3. 요즘 개식스가 하는 [기막힌 외출]을 보고 있는데 정말 (낱말 뜻 그대로) '더럽게' 웃긴다. 입에서 겨드랑이로 물건 전달..
1.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출판사에서 [빌 에반스]와 [레드 제플린] 책을 얻어와 읽고 있는데, 이런 음악 관련 책을 읽을 때 생기는 문제는 그 음악이 너무 듣고 싶어진다는 거다. [빌 에반스]를 읽으면서 요즘 거의 빌 에반스만 사고 들었던 것 같다. 빌 에반스 만년의 뱅가드 클럽 라이브 박스세트까지 살 뻔했는데 ㄱ선배가 굳이 안 사도 된다고 만류해서 직전에 멈췄다. 귀가 얇아서.-_- [빌 에반스]는 거의 다 읽었고 곧 [레드 제플린]을 읽으려고 하는데, 레드 제플린 시디들은 거의 다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2. 얼마 전에 일 때문에 1990년대 음반 리스트를 짜면서 내가 신해철을 참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안 좋아하는 편에 속할 것이다. 음악은 말할 것..
1. 나 요즘 책 제의가 왜 이렇게 들어오지? 나 좀 짱인 듯. 그래서 결국엔 책을 한 권 쓰게 될 것 같다. 원래는 못 쓸 것 같다고 얘기를 하려고 나간 건데 담당자 분에게 설득당했다. 내 고민은 1)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책이냐는 것이고, 2)내가 첫 책으로 쓰고 싶은 책은 따로 있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구상하는 (정말 안 팔릴 만한) 책은 내 경력이 더해지고 내 이름으로 낸 책이 한두 권쯤은 있어야 가능할 거라는 충고를 출판사 기획자와 좋아하는 선배에게 연속으로 들었다. 내가 워낙 귀가 얇아서.-_- 지금도 좀 갈팡질팡한 상황인데, 할 거면 이 상태로 애매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맘을 먹고 제대로 해야겠다. 2. 016 서비스가 해지된다는 안내전화는 오늘도 계속된다. 지금은 이왕 바꾸는 거 스..
1. 왜 마감 시간이 되면 괜히 영화가 보고 싶어지고, 블로그를 하고 싶어질까. 내가 블로그질을 열심히 할 때면 그건 뭔가 큰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거다. 지금도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2. 며칠 전, 이 바닥에서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끼리도 마감 독촉의 먹이 연쇄 사슬에 얽혀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됐다. 어딘가에서 지금 원고 내놓으라고 하고 있는 사람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독촉 받고 전화 안 받고 그러고 있을 것이다. 요즘 R 웹진의 강아무개 편집장이 필자들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고 들었다. 일주일 전에 내 전화와 문자를 외면하던 사람이…. 3. 얼마 전에 어찌어찌하다가 출판 제의가 하나 들어왔는데 고민을 좀 하다가 결국 하지 않기로 했다.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책이 하나 있고, 내 이..
[나는 가수다]에 재범이 형이 나와서 좋은 건, 과거의 이런 영상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다. 이 인터뷰는 1집 발표 후 잠적했던 재범이 형이 시나위 재결성을 선언하면서 가졌던 인터뷰다. 프로그램은 [특종TV연예]고, 리포터는 당시 미스코리아로 뽑힌 뒤에 '미스 특종'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던 이승연이다. 이 인터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재범이 형이 했던 황당한 대답 때문이다. "다시 증발할 거냐?"는 질문에 "난 물이 아니기 때문에 증발하지 않는다"는 대답. 뭔가 병신 같은 선문답 같은데, 옆에서 듣고 있다가 빵 터진 듯한 건 베이스 연주자 김영진이고, 그 옆엔 신대철이다. 정말로 이때 시나위가 다시 재결성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아직까지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