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1년의 첫 달력은 파파존스로부터 받았다. 2. 요즘 보고 있는 미드, [breaking bad]와 [walking dead]. [breaking bad]는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딸깍발이 화학 교사가 가족들에게 돈을 남겨주고 죽기 위해 직접 마약을 제조하면서 일이 점점 커지는 게 대충의 내용인데 우왕- 이거 재미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도 그렇지만 내 고등학교 시절 물리나 화학 교사들도 하나같이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었고, 그들도 굳이 학생들과 교감을 나누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업 시간 내내 단 한 번도 농담을 건넨 적이 없으며 학생들에게 발표라거나 뭘 시킨 적도 없었다. 애들이 잠을 자건 딴 짓을 하건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들 진도만 나가는, 학생들 입장에선 최고의 교사였다. 내가 무슨 이런..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이럴 때 쓰는 '보다'란 말은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아졌다"라든지, "앞산보다 뒷산이 더 높다"고 할 때 쓴다. 곧 어찌씨(부사)로서는 쓰지 않고 토씨(조사)로만 쓰는 것이다. 어찌씨로 쓰는 것은 일본말 'より'를 그대로 옮겨 쓴 버릇이 퍼진 때문이다. "보다 용기를 내어서" 이런 말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은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여기 아버지와 아들이 밭에서 김을 매는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놀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라고 타이르는 말을 한다고 하자. "얘야, 벌써 하루해가 다 져간다. 오늘 이 밭을 다 매야 한다. 더 힘을 내봐라!" 이렇게 말했을 때 여기 나오는 말 "더 힘을 내봐라." 이것이 우리말이다. 아버지는 결코 "보다 힘을 내라..
1. 50매짜리 원고 하나를 써야 하는데 도통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벌써 마감 날짜도 지나버렸는데. 정말 하얀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구나. 어떻게 해야 잘 쓸지 이리저리 짱구를 굴리고 있는데 생각만큼 잘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암튼 무사히, 잘 쓰고 싶다. 2.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웹진 [나비]에 서경식 교수가 '서양음악 순례'라는 글을 기고하고 있다. 내가 처음 읽은 경식이 형의 책이 '나의 서양미술 순례'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가장 재미있게 읽은 미술 관련 책이다. 워낙 경식이 형 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짝을 이루는 제목부터 맘에 들고, 서양 고전음악에 관한 소소한 경험들도 술술 잘 읽힌다. 3. 급하게 필요한 책이 있어서 오늘 아침 7시쯤 예스24에 총알배송으로 책들..
1. 주전부리 단신들. 마트에 갔다가 나랑드 사이다를 발견하고 한 번 마셔봤는데 뭐, 이건 모욕감을 주는 차원이 아니다. 815 콜라를 처음 마셨을 때의 충격은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 마시는 순간 화가 나게 만드는 신비의 음료. / 쌀과자의 맹주 기린을 롯데가 인수했다. 역시 스낵계의 포식자이자 빙과계의 황소개구리 롯데. 롯데는 정말 정이 안 가는 회사긴 한데 어제도 쌀로별이 너무 먹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사먹었다. 롯데 앞에선 이 '어쩔 수 없음' 때문에 항상 무릎을 꿇는다. / 요즘 장안의 화제인 김혜자도시락 먹어보고 싶다. 한솥의 도련님도시락이나 치킨마요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는 평가들이 줄을 잇고 있다. / [제빵왕 김탁구]를 한 번도 보지 않은 나도 김탁구 단팥크림빵이 맛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
1. 좀 바빴다. 이래저래 잔일들이 많아서 (충청도식 표현으로) '마음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2. 그깟 공놀이. 3. 그깟 공놀이, 라곤 썼지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책상 위에 100원짜리 동전 3개가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삼성이 이겼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제 아시안 게임 때까지는 야구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응원하고 싶은 팀이 없어. 4. 전국에 5대 짬뽕이란 게 있는데 대전 충남대 근처에 있는 동해원 짬뽕이 전국 5대 짬뽕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추석 때 친구들을 만나서 동해원에 가려고 했는데 친구 하나가 더 맛있는 곳을 안다며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짜장 집으로 데려갔다. 아, 태어나서 가장 맛있는 짬뽕을 먹었다. (나의 모교인) 유성고등학교 근처에 있는 곳이었는데 길눈이 아..
'환경미화원의 씻을 권리'를 언급한 지난번 칼럼이 나간 뒤 민주당 서울시 의원들과 성북구청장·서대문구청장 등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관심을 갖고 자료를 요청한 한나라당 시의원도 있었습니다. 새로 구성된 시의회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입니다. 시민들의 어려움을 시민운동가와 의원들이 대변하고, 자치단체와 의회가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새로운 협치(거버넌스)의 모범적 사례이자 희망의 싹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미화원의 씻을 권리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이자 납세자인 우리 모두가 연루된 우리의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시·도의 사정은 조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