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4년 전의 글을 다시 꺼내 읽으며 일주일 전쯤, 20대의 한 청년 당원이 들려준 이야기 하나가 이 글을 시작하려는 지금 다시 내 마음을 짓누른다. 동네 가게 주인이 대뜸 말을 걸어왔다고 했다. "선거 때 표 찍어달라고 열심히 다니던데, 그런 정당 때문에 고생하지 말고 앞날이나 잘 챙기라"고. 짐짓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아버지뻘의 가게 주인에게 "그 당은 제가 속한 당이 아니"라며 설명하려는데 억울하고 목이 메여 눈물이 핑 돌더라는 얘기였다. 선거에 패배하여 이제는 그 이름조차 기억 속에 묻어야 하는 당을 변명해야 했던 그 청년 당원 앞에서 나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 4년 전에 쓴 글을 다시 꺼내 읽는다. 그것은 2008년 2월 13일 민주노동당을 떠나며 남겼던 글이다. "민주..
1. 책이 나왔다. 제목은 내가 지은 게 아니다.-_- 부제로 들어가 있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대중음악을 만든 사람들'이 책의 내용과 더 가깝다.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고, 그래도 제목 덕분인지 라디오 인터뷰를 벌써 두 곳에서나 했다. 카메라와 마이크 울렁증이 있어서 되도록 방송과는 거리를 두려는 편인데 그래도 할 건 해야겠다는 생각에 안 어울리게 인터뷰도 하고 책도 돌리고 했다. 크게 이름을 알리고 싶다거나 책을 엄청 많이 팔겠다거나 하는 욕심은 전혀 없지만 출판사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서 부담이 좀 있다. 출판사에 민폐 끼치고 싶지 않은데.-_- 제목은 별로 맘에 안 들지만 디자인도 잘 나왔고 꽤 괜찮은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한 권씩, 굽신굽신(원래는 굽실굽실이 맞는..
지금까지 지인들에게 특정 후보와 정당을 찍어달라고 권유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만은 그러지 않고 있다. 다섯 명에게 권유를 해서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 앞으로 총 열 명의 표를 모으는 게 목표다. 이 글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진보신당에 표를 준다면 참 기쁠 것 같다. 종석이 형 말대로, '삼성재벌과 김씨조선 양쪽 다로부터 독립적인 유일한 당'이 진보신당이다. 이런 정당이 국회의원 한 명 배출하지 못하고 해산돼야 한다면 많이 절망스러울 것 같다.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16번, 진보신당! "우리는 근본을 고칠 미래와 희망을 주는 감동을 선택합니다." 여기 비정규직 여성 청소노동자를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약속한 정당이 있습니다. 망명객이 되어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를 몰..
최홍재. 그는 내 대학 1학년 시절 총학생회장이었다. 연설하다가 흥분하면 허공을 향해 장하게 목을 꺾고는 "청년 학도여~"라며 벼락처럼 울부짖었는데, 그사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그는 이제 청년 극우파의 기수가 되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이인영·우상호·박용진은 학교 다닐 때도 대장이었고, 지금도 대장이다. 그들은 최홍재처럼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그 고무신으로 우리를 후려패지는 않았으나, 지난 십수년간 대장 노릇 하면서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보면서 나는 옅은 탄식을 내질렀다. 정진후, 당선 안정권이라는 4번을 꿰찬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교육운동가. 그가 전교조에서 수석부위원장·위원장으로 대장 노릇 하던 시절, 나는 전교조 일선 활동가로 살면서 일제고사든 학생..
1. 이제 더 이상 전처럼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지만, 가끔씩 사거나 이리저리 얻은 책들이 쌓여있어서 당분간 도서관에 안 가도 될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경식이 형의 에세이 [디아스포라의 창]과 석남이 형의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를 샀다. 웬만하면 경식이 형의 책은 사서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석남이 형은 전에 조선일보에 연재하던 게 실망스러워서 안 사려고 했는데 그래도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어서. 분홍색 표시가 뭔가 촌스러우면서도 봄 느낌이 나서 좋았다. 2. 출판사에 들렀다가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인 [프랭크 시나트라]와 [다니엘 바렌보임], 그리고 중남미를 대표하는 작가 미겔 앙헬 아스투라이스의 소설 [대통령 각하]를 얻어왔다. 고맙게 잘 읽어야지. '현대 예술의 ..
청소노동자도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치에 나섭시다! 올해는 제가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살아온 지 꼭 10년째가 됩니다. 스무 살 청춘부터 청소노동자로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일이 청소노동자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청소노동자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받지 못했습니다. 그저 보이지 않는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2003년, 50만 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청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7년 동안 일하고도 67만 원을 받았던 2007년 어느 날 학교 측과 계약한 용역업체는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
1.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짱이구나. 원래 사랑했지만, 본격 1시간짜리를 보니 더 사랑할 것 같다. 아래는 '두근두근 X파일' 원본 보너스 영상. 목사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본부장이 된 오한철의 화려한 변신.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2화 방송하는 날이다! 2. 트위터 한참 뜰 때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들이 점점 적어졌는데, 요즘은 다시 예전만큼 활발히 글들이 올라온다. 아침에 일어나면 구독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새 글을 쭉 읽는데 그것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주변에서 트위터에 재미를 잃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결론은, 블로그가 짱임. 내가 앎. 3. MBC와 KBS의 노조 관련 소식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름들이 있다. 종군기자로 유명한 이진숙 기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