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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2. 3. 29. 21:02
1. 이제 더 이상 전처럼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지만, 가끔씩 사거나 이리저리 얻은 책들이 쌓여있어서 당분간 도서관에 안 가도 될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경식이 형의 에세이 [디아스포라의 창]과 석남이 형의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를 샀다. 웬만하면 경식이 형의 책은 사서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석남이 형은 전에 조선일보에 연재하던 게 실망스러워서 안 사려고 했는데 그래도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어서. 분홍색 표시가 뭔가 촌스러우면서도 봄 느낌이 나서 좋았다.

2. 출판사에 들렀다가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인 [프랭크 시나트라]와 [다니엘 바렌보임], 그리고 중남미를 대표하는 작가 미겔 앙헬 아스투라이스의 소설 [대통령 각하]를 얻어왔다. 고맙게 잘 읽어야지.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는 좀 짱인 것 같다. 전집을 다 읽지는 못해도 음악 관련 인물들은 다 읽으려고 한다. 빌 에반스, 피아졸라, 토스카니니, 마일즈 데이비스, 글렌 굴드, 쳇 베이커, 빌리 홀리데이, 스트라빈스키, 다니엘 바렌보임, 프랭크 시나트리가 나왔고, 앞으로 임방울, 세르주 갱스부르, 구스타프 말러 등이 계획돼 있다고 한다. 재즈 쪽만 봐도 일단 번역자부터 믿을 만하다.

3. [건축학개론]을 보고 왔는데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 정도로 입소문이 날 만큼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정도 여운이 남고 어느 부분이 감정을 건드리는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집에 오는 길에 동익이 형의 [동경] 들으면서 왔음. 나에겐 [동경]이 내 마음 속의 <기억의 습작>이다.

4.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라디오는 (KBS 클래식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이다. '좋은아의 정은아침' 누나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선곡도 좋고 목소리도 어둑해지는 저녁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클래식과 월드뮤직 소품을 들으며 책을 읽는 그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평온해지는 시간이다.

5. 사람들이 대전에만 가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성심당 빵 가운데 뭐가 가장 맛있냐고 물어본다. 성심당 빵을 안 먹은지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_- 게다가 은행동은 내 나와바리가 아니었다. 난 줄곧 서구와 유성구를 중심으로 자랐기 때문에 중구는 음반 사러 말고는 거의 가질 않았다. 어렸을 때 대전의 번화가나 시내라고 부르는 곳은 은행동 하나였는데,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시내'라는 말을 쓰는 걸 보고 좀 신기해했다. 서울에서 시내는 어디지? 종로? 명동? 강남?

6. 대전 중구의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가 강창희인데, 아오- 진짜 이 형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국회의원 하고 그랬다(이번에도 유력한 후보임). 민정당 시절부터 정당을 여기저기 옮기면서 참 오래도 해먹는다. 중구의 화려한 시절은 가고 이제는 서구와 유성구 중심으로 바뀐지 꽤 됐는데 그럼에도 계속 창희 형이 이름을 올리는 걸 보면 처세가 대단한 것 같긴 하다. 이런 걸 배워야 하는데….-_-

7. 대전 유성구에선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희대의 병맛 매치가 열린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이)상민이 형이 탈당하고 선진당으로 출마해 당선됐었는데 원래 이 형이 나름대로 개혁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선진당 시절에 사사건건 회창이 형이랑 부딪치다가 얼마 전에 결국 탈당하고 다시 민주당으로 복당하여 공천을 따냈다.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민주당 (송)석찬이 형이 반발하는 건 당연한 일. 석찬이 형은 DJP 연합 때 있었던 '의원 꿔주기'의 주인공으로 그 유명한 '연어'론을 설파하며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던 인물(이후 연어처럼 고향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석찬이 형은 경선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당에 읍소했지만 민주당 지도부에선 경선 없이 상민이 형을 단수 공천했다. 이에 빡친 석찬이 형은 탈당하고 선진당에 입당해서 출마. 결과적으로 서로 정당을 바꿔서 출마하는 철새 매치가 확정된 거다. 깔깔. 알면 알수록 정치판만큼 재미있는 곳은 없다. 

8. 난 정말 공지영이나 탁현민, 허재현 이런 사람들이랑은 안 맞는 것 같다. 정권 바뀌고 이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이 상식이라고 큰 소리 치는 세상도 이명박 시대와는 또 다른 의미로 끔찍할 것 같다. 

9. '이정희 사태'에 대해서 할 말은 많지만 그냥 간단하게, 이정희는 사퇴하고 이상규는 후보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이정희 사태에서 흥미로웠던 건 역시 유빠들의 반응. 엠팍이나 디피나 유빠 네임드들이 몇 있는데, 이들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이정희를 편드는 광경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만약 이정희와 유시민이 크로스하지 않았다면 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누군가 이렇게 여론조작을 하다 걸렸으면 이들은 뭐라고 했을까? 이런 걸 다 떠나서 어떻게 정치인 한 명을 따라서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바꾸는 게 가능한 건지 나로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전까지 유시민이나 자신은 진보가 아니라고 하던 사람들이 유시민이 통진당에 들어가자 곧바로 진보정당과 뜻을 함께 한다며 게시판에서 이정희를 대신해 싸워주는 모습은 참으로 기괴한 장면이었다. 영배 형이 늘 말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주인의식'이 얼마나 없으면 겨우 정치인 한 명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신념을 바꿀 수 있는 걸까. 이런 사람들을 '팬클럽'이라 부르는 게 과연 온당치 않은 일인가?

10. 생불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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