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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출판사에서 [빌 에반스]와 [레드 제플린] 책을 얻어와 읽고 있는데, 이런 음악 관련 책을 읽을 때 생기는 문제는 그 음악이 너무 듣고 싶어진다는 거다. [빌 에반스]를 읽으면서 요즘 거의 빌 에반스만 사고 들었던 것 같다. 빌 에반스 만년의 뱅가드 클럽 라이브 박스세트까지 살 뻔했는데 ㄱ선배가 굳이 안 사도 된다고 만류해서 직전에 멈췄다. 귀가 얇아서.-_- [빌 에반스]는 거의 다 읽었고 곧 [레드 제플린]을 읽으려고 하는데, 레드 제플린 시디들은 거의 다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2. 얼마 전에 일 때문에 1990년대 음반 리스트를 짜면서 내가 신해철을 참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안 좋아하는 편에 속할 것이다.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치기어리고 위악적인) 언행 역시 너무나 맘에 들지 않는다. 그의 두 번째 개인 앨범과 넥스트의 첫 번째 앨범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 지금은 내가 변한 것인가, 그가 변한 것인가. 둘 다 변한 걸지도. 신해철의 팬이었다면 이 정도는 외우고 있어야겠지? 매니가이스얼웨이스터닝유어라운드.
3. 얼마 전에 조생님과 통화 도중 조생님이 말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전역하고 거의 처음 듣는 말이라 빵 터졌다. 군대 말은 가끔 쓰면 재미있지 말입니다?
4. 경축. 고종석이 [한겨레] 고정 필진으로 합류했다. 이제 '고종석&김규항 vs 진중권'의 싸움이 되는 건가? 낄낄. [시사인]을 그만 두는 건지, 계속 쓰는 건지는 모르겠다. 최근 시사인에 고종석이 작정하고 유시민 까는 글을 연속으로 실었는데 그 덕분에 고종석은 유빠들에게 정신줄 놓은 전라도 깽깽이가 돼버렸다. 이 온건한 보수주의자마저 빡돌게 만드는 유시민의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5. 이어서, 요즘 가장 흥미로운 정치인은 우리의 정도령, 정동영이다. 난 정동영이 노유빠들에게 너무 과하게 까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그의 행보는 어느 진보정치인들보다 더 진보적이고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진숙이 누나 지키러 부산에 갔다가, 다시 명동 마리에 들르고, 이마트 탄현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다 질식사한 복학생의 장례식장까지, 정말 홍길동이 따로 없을 정도다. 유빠들은 그의 행보를 보며 '쇼'하는 거라고 욕하고 있지만, 이런 쇼라면 얼마나 괜찮은 쇼인가. 유빠들이 백날 얘기하는 유시민의 진정성보다 정동영의 쇼가 지금 나에게는 훨씬 보기 좋다. 명동 마리에서 정동영에게 치킨을 얻어먹은 단편선도 한 달 간 '민주당 비지'를 선언했다. 깔깔.
6. 난 정말로 음료수 마시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 이틀 전에도 밤새 일한다는 핑계로 요즘 한참 맛들인 빙그레 아카페라 커피부터 해서 박카스, 홍초 등등을 잔뜩 쟁여놓고 마시다 배불러서 그대로 잠들었다.-_- 술을 안 마시니까 다행이지, 음료수 마시듯 술을 좋아했으면 난 진작에 한정치산자 됐을 듯.
7. 지금은 거의 활동하고 있지 않은 한 음악평론가가 한때 '쓰리틱/쓰리컬'이란 말을 민 적이 있다. 주로 멜로딕 파워 메탈 계열의 음악을 소개할 때 계속 밀었던 말인데, 풀이를 하자면 '쓰리틱'은 '판타스틱, 드라마틱, 오페라틱'이고, '쓰리컬'은 '클래시컬, 테크니컬, 멜로디컬'이었다. 우왕- 이걸 하나하나 적고 있으려니 내가 존나 쓸 데 없게 느껴진다(like 밤섬해적단).
8. 십센치가 전국 투어를 시작하는데, 서울 공연 장소가 무려 '올림픽홀'이다. 실감이 잘 안 나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자면, 2년 전에 서태지가 웜홀 콘서트를 하고 이지아가 구경 갔던 공연장이 바로 올림픽홀이다. 인기가 많다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올림픽홀이란 얘기를 들으니 뭐야 이거 무서워.
9. 아놔- 주말에 계속 상경해야 하는데 삼화고속이 파업 들어갔다. 이 좌빨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지만 밤섬해적단 들으면서 송내에서 지하철 타고 가겠습니다. 응원하는 우익볼모임.
10. 웃기면서 슬픈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