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계획은 느지막이 늦잠을 자고 회의 시간에 맞춰서 오후에 출근을 하는 거였다. 하지만 아침 일찍 회사에서 호출 전화를 받았다. 마이클 잭슨이 죽었다고, 회사에 나와서 기사를 써야할 것 같다는 전화였다. 출근하기 전에 [off the wall]을 들으며 갈까 [thriller]를 들으며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베스트 앨범 [history]를 선택했다. 부장, 국제부 팀과 기사 방향에 관한 짧은 회의를 하고 7매짜리 기사를 하나 썼다. 출근길에 오랜만에 그의 음악을 다시 들으며, 그리고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들을 찾으며 그가 얼마나 위대한 아티스트였는가를 새삼 깨달았다. 각자 자신만의 명곡들이 있겠지만 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감탄이 나오게 하는 보편적인 명곡이다. 전설의 부쿠레슈티 투어 가운데 의..
전에 얘기했던 H2O 3집 [오늘 나는]이 재발매됐다. 앨범 안에 한 줄 평 비슷한 걸 하나 써줬었는데 오늘 집으로 시디가 도착했다. 오리지널 디스크 외에 이들이 방송 활동을 위해 따로 제작했던 이피가 초판 한정으로 같이 들어있다. 이 이피는 당시 보컬 김준원이 대마초 사건으로 방송 활동이 무기한 정지되자 방송 홍보를 위해 나머지 멤버들끼리 몇 곡의 노래를 다시 녹음한 것. 지금 한 번 돌려 들어봤는데 따로 리마스터링은 하지 않은 모양이다. 사실, 녹음 볼륨이 작은 것만 빼면 사운드는 지금 들어도 훌륭하다. 노래는 앨범 안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트랙, . 이번 재발매를 담당한 매니아디비의 류형규 씨는 보람과 재미를 함께 느꼈는지 H2O 2집, 백두산 2집, (드러머) 김민기의 솔로 음반들을 재발매하기 위해..
레어템 시리즈 #7 락뉴에 갔다가 새드 레전드의 두 번째 앨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1집 감상. 가히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생각해보면 이 앨범 나오고 했을 당시가 가장 즐겁게 음악 듣고 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새 밴드들 정보에 목말라서 피시방 가서 각종 메탈 동호회 게시판 글들 검색하고, 영등포 그 허름한 해머하트 사무실까지 물어물어 찾아가 2만 원짜리 시디 한두 장 사가지고 집에 돌아와서는 떨리는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나에게도 좋았던 때지만 블랙 메탈 씬의 리즈 시절이기도 했다. 그렇게나 많은 훌륭한 밴드들이 명반들을 쏟아내던 시절. 새드 레전드의 이 앨범은 그 명반들의 홍수 속에서 가장 앞자락에 놔도 무방한 앨범이다. 한국에서가 아니라 세계 시장 전체로 놓고 봐도 말이다. 심포닉 사..
지난 주에 열린 스페이스 공감 '헬로 루키' 선발 3차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밴드다. 부산 출신 밴드로 2003년 결성해 "시원하게 음악해보고" 싶어서 지난 달에 상경했다. 앨범도 잘 나온 편이지만 라이브에서의 에너지는 다 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이 곡이 맘에 든다면 라이브에선 최소한 2배 이상 더 좋을 것이다. 라이브에선 무척 자유분방한데 음악은 오히려 더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다. 루츠 록 같은 올드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고 실제 좋아하는 밴드도 데이브 메튜스 밴드나 펄 잼 등이라고 한다. 이 곡에선 그리 도드라지진 않지만 앨범 곳곳에서 에디 베더의 환영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영향도 많이 받았고 는 정말 잘 부를 자신이 있다고 한다. 잠시 뜸했던 '부산 인베이전'의 전통을 나비맛에게 기대해..
아이언 앤 와인의 새로운 음반이 눈에 띄기에 뭔가 했더니 아마도 비-사이드 모음집 정도 되는 것 같다. 2장의 시디로 나왔고 국내에도 이미 수입됐다. 비트볼에서 라이선스할 지는 잘 모르겠다. '비-사이드'인만큼 절대 이 노래가 빠질 수 없다. 너무 유명한 포스탈 서비스의 커버. 전에 네이버 시절에도 한 번 올린 적이 있었는데, 사실 원곡보다 더 좋아한다. 아니, 포스탈 서비스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얘기하자면 원곡만큼 좋아한다. 도 수록돼있어서 완전 반가웠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컨디션도,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은데 샘 형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지금 저니의 보컬인 아넬 피네다에 꽤 만족하는 편이다. 필리핀 출신에, 유투브를 통해서 전격적으로 大밴드 저니의 보컬리스트로 간택됐다는 사실도 흥미롭지만, 솔직히는 스티브 페리와 너무나 흡사하게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스티브 페리가 다시 저니로 돌아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렉 롤리가 주도하던 초창기 저니도 무척 좋아하지만, 그래도 저니의 목소리는 영원히 스티브 페리라고 생각한다. 영워니. 스티브 형의 목소리를 정말 좋아한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는 더 좋아하게 됐다. 정말 순수한 형들. 노래 역시도 저니 노래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잠이 좀 일찍 들었다가 새벽 3시쯤 깼다. 갑자기 콜린 블런스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 새벽에 잠이 덜 깬 상태로 시디장을 뒤졌다. 어렵지 않게 찾았다. 좀비스 시디 옆에 꽂아져있는 콜린 블런스톤. 롤링 스톤즈 옆에 비틀즈, 비틀즈 옆에 좀비스, 좀비스 옆에 콜린 블런스톤. 여전히 잠에 반쯤 취한 채로 콜린 형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혼자 중얼거렸다. 완벽한 챔버 팝. 이게 바로 퍼펙, 인생의 진리지.
엠에프 둠은 요 근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이다. 그냥 그의 걸쭉한 목소리도 좋고, 능글맞게 흐르는 랩 스킬도 좋고, 다소 저렴해 보이는 비트도 좋고, 다 좋다. 엠에프 둠으로 낸 앨범들보다 킹 기도라란 이름으로 낸 앨범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번엔 엠에프를 빼고 둠이란 이름만으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음악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중독적이다. 이렇게 다작을 하면서도 한결같이 균일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건 확실하게 존중해주어야 한다. 이 곡에선 추억을 자극하는 듯한 원곡의 하이피치 샘플링도 맘에 들고, 막판에 부르는 둠의 노랫소리도 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