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뜨거운 앨범. 한때 스윙스나 이-센스, 산이 등이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씬이 굉장히 재미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다. 화지는 그 이후에 가장 두드러지는 신인이다. 한 장의 믹스테이프와 한 장의 EP로 큰 기대를 모았고, 이번에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앨범을 무료로 공개했다. 공개한 앨범에는 앨범 커버는 물론이고 가사가 적힌 부클릿까지도 전부 들어있다. 화지는 이에 대해 내 실력은 톱클래스지만 아직 인지도가 부족하다 생각해 일단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말했다. 더불어 "발라드 래퍼들이 싼 똥, 내가 치우겠다"는 출사표도 함께 던졌다. 이처럼 자신감 있는 발언이나 앨범 안의 음악이나, 이런 게 진짜 '힙합'이라는 생각을 했다..
# ㅂ 선배는 원서를 자주 읽는다. 그리곤 가끔씩 (음악 관련) 괜찮은 책이 있으면 이걸 한 번 번역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하곤 한다(물론 나 말고 영어 잘 하는 동료들에게. 공부 좀 잘할 걸...). 'love is a mix tape'이란 제목을 가진 책 역시 그 가운데 하나였다. 롤링스톤誌에서 칼럼과 리뷰를 쓰던 로브 셰필드가 자신의 연인이자 아내였던 르네와 함께 했던 믹스테이프에 관한 추억을 뭉클하고 따뜻한 글로 풀어냈다. 책 안에는 둘이 함께, 혹은 각자가 만들었던 믹스테이프의 목록이 실려 있었다. # 요즘 나의 가장 주된 취미는 알라딘 중고매장 놀러가기. 대부분의 시간을 시디 앞에서 보내지만 늘 계산하기 직전에 음악 관련 서적 코너에 들른다. '파란하늘처럼 하드록처럼 사랑해'. 특이한 제..
을 부른 한때의 인기가수로, 또는 복싱 세계챔피언 홍수환의 동생으로 많이 알려진 홍수철의 숨은 명곡. 8090 시대의 명인들인 김성호(작곡)와 송홍섭(편곡)의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노래인데 (곡 좋은 거야 두말할 나위 없고) 이 연주가 누구의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이 깔짝거리는 은근한 그루브 정말 좋다.ㅜ 송홍섭이 편곡한 사실을 알고 기타는 당시에 같이 팀처럼 활동하던 박청귀(아라이)가 연주했으려니 짐작하고 있었는데 오늘 자료를 찾아보니 맞다. 박청귀-송홍섭-배수연의 짱짱라인업이다. 이 노래가 실린 ['89 홍수철]은 송홍섭과 이호준이 나눠 편곡을 했는데, 이 당시 형들은 정말 형들이라 불릴 만한 형들이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여튼 이 당시 형들은 나만큼이나 짱이다. 내가 앎.
정태춘의 노래 을 좋아한다.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20주년 기념 음반이기도 한 [정동진/건너간다]에는 이 두 가지 버전으로 실려 있는데, 둘 가운데 최성규가 편곡한 버전을 더 좋아한다(다른 하나는 조동익이 편곡한 버전이다). 최성규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 낯선 이름일 텐데, 그도 그럴 것이 음악 생활의 대부분을 ccm 쪽에서 활동해왔다. 재미있는 건 그가 심심찮게 'ccm계의 조동익'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둘 사이에 교류가 있어왔고, 최성규의 작업에 대해 조동익도 신뢰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작년에 최성규가 관여한 앨범 두 장이 나왔다. 하나는 역시 ccm에서 활동해온 이무하의 대중가요 음반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혼자서 노래와 연주, 녹음까지 한 독집 ..
EBS 스페이스 공감 10주년 기획시리즈 리플레이 리플레이! 이거 내 기획! 뿌듯하다.ㅋㅋ 메가데스의 [rust in peace] 20주년 기념 라이브 앨범을 듣다가 생각나서 제안한 건데 실제로 이렇게 하게 됐다. 앨범의 1번 트랙부터 순서대로 다 하는 거다. 한국 현실에서 10주년 정도면 의미도 있으면서 어느 정도 추억팔이도 될 수 있고, 또 계속해서 씬을 지키고 있다는 것에 대한 지지/응원의 뜻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10주년으로 하게 됐다. 처음엔 몇 집 이런 거 구분 없이 2004년에 나온 앨범 전체를 다 대상으로 하려고 했는데, 올해가 공감 10주년이기도 해서 2004년에 함께 '시작'했다는 의미로 그해에 '첫' 앨범을 낸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걸로 바뀌었다. 잘만 하면 매년 정기 기획 공..
나의 귀에 들어온 첫 2014년 발매작. 아일랜드의 싱어-송라이터인 제임스 빈센트 맥모로우의 두 번째 앨범이다. 감성적인, 혹은 감상적인 부분을 떠나서 일단 그가 들려주는 팔세토에 꼼짝을 하지 못하겠다. 첫 앨범에서도 그렇긴 했지만 이번 앨범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이게 더 어필하는지를 알고 특히 더 강조한 듯하다. 첫 곡 부터 폭격이라 해도 될 정도로 팔세토를 전면에 내세운다. 정말 'soulful falsetto'란 표현만큼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벌써!) 15년 전쯤, 제네바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흥이 다시 일기도 했다. 앨범의 첫 곡이면서 전체 앨범에 대한 방향을 일러주는 이 노래를 비롯해서 높고 아름답고 쓸쓸한 노래들이 고르게 놓여있다.
(2012년에 발매됐지만) 아마도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일 것이다. [blue moon] 앨범이 워낙 훌륭하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시작 부분에 주선율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대로 반했던 것 같다. 여든한 살 노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절대 잊지 못할 멜로디. 13분이란 시간이 절대 지루하지 않다. 제목은 지만 이탈리아 대신 각자 자신만의 지명을 넣어도 그대로 동경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아름다운 곡이다.
푸훗 어제 만난 슈팅스타 인생의 별 태양 없이 아름다운 것 어제 언니네 글 적다가 나온 언니네 노래 다섯 손가락을 새삼 생각해봤다. 일단 지금 생각나는 건 이렇게 다섯 노래인데, 아마 한 달 뒤에 적으면 또 바뀔 것이다. '조경서의 음악느낌' 컴필레이션 앨범 [open the door]에 실린, 정대욱과의 마지막 녹음이기도 했던 의 카바레 버전이나, , 같은 노래들이 "나는?"이라며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 같다(아, 이거 쓰다 보니 지금 과 을 바꾸고 싶다.-_-). 이렇게 다섯 곡을 고르는 건 어렵지만 한 곡만을 고르는 건 오히려 쉽다. 인생의 노래 가운데 하나. 어제 만난 슈팅스타.
아, 이거 정말 좋다. 계속 반복해 듣고 있다. 이런 청춘의 사운드라니! GMC와 계약하고 2월에 (공식) EP를 발표할 예정이라 한다. 지금 한국에서 이모 음악을 가장 잘하는 음악가는 we hate jh와 젠 얼론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젠 얼론은 이모 안에만 가두기에는 관심/취향의 폭이 훨씬 더 큰 듯하니 이제 이모는 위헤제만 믿고 가자. 내가 턴테이블도 없는데 위헤제의 7인치 바이닐도 사려고 하는 사람. 2월에 새 음반이 나오고, 봄·여름에 이 음악을 들으면 지금보다 약 세 배 정도는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