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나요 아님 잊었나요 미련 속에 내 얼굴이 남아있나요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바라만 보아야 했나요 버려진 환상의 조각들이 검은 연기 속으로 날아가고 있네요 함께 거닐던 저녁거리엔 어김없이 오늘도 불빛이 졌나요 비가 내리는 그 거릴 나서면 우산 속에 내 자리를 남겨두나요 버려진 환상의 조각들이 깊은 틈새 사이로 떨어져 버렸네요 산산이 흩어진 조각들이 날아가고 있네요 돌이킬 수 없도록 저 멀리 눈물이 되 맞춘 조각들이 기억 속의 모습관 많이 달랐던가요 흩어져 버린 환상의 조각들이 날아가고 있네요 검은 연기 속으로 저 멀리
박창학이 쓴 '라틴 소울'을 읽다가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작년 꽤나 즐겨 듣던 앨범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처음 듣는 거지 싶다. 현재 브라질 흑인 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까에따누 벨로주, 세르지오 멘데스 등의 거장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라이선스된 건 이 앨범이 유일하지만, 이 앨범 한 장만으로도 까를리뇨스 브라운의 재능을 알기에 부족하지 않다. 록 음악을 비롯해 팝, 일렉트로닉, 레게, 재즈, 훵크 등 거의 모든 음악이 한 장의 앨범 안에 담겨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전에 봤던 영화 'city of god'의 해변 씬에 쓰이면 딱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배경음악도 훌륭했지만. 뭐 그런 것과 관계없이도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에 들으면 괜히 고즈넉해지게 만드는 그런 노래이다.
뒤져보면 아마 신승훈의 앨범 몇 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승훈이 부른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2집 이후로 앨범 전체를 계속 돌려듣거나 즐겨 들었던 앨범은 없는 것 같다. 그 앨범들 가운데 몇몇 싱글들을 좋아했을 뿐이다. '애이불비'니 하며 똑같은 형태로 포장하는 전형적인 신승훈의 발라드들이 싫었고 식상했다. 그래서 이 이피는 더 특별하다. 그러니까 어깨 힘 빼고 간결한 모던 록 형식으로 변신을 꾀해 만든 이 음반은 신승훈이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왔던 재능 있는 작곡가이고, 좋은 가수임을 보여준 증거물이다. 이 노래뿐 아니라 모든 곡들의 수준이 한결같이 고르다. 이 노래에선 원태연도 오버하지 않고 담담하게 노랫말을 써내려갔다. 2008년, 가장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한 방.
정말 잘 빠진 알앤비 음반이다. 악곡이든 사운드든 간에 모두. 제작자랑 알고 지내던 사이라 발매 전에 마스터링된 음원을 미리 들어볼 수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이해당사자(혹은 뮤지션)와의 친분에 의한 평가는 내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고 이 부분에 있어서만은 떳떳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특히 메이저 기획사도 아니고 인디 제작 방식으로 이런 형태의 음반을 만들었다는 게 어떤 하나의 경계를 허물어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디즈는 중학교 때부터 언타이틀의 유건형과 함께 작업을 해왔고, 또 얼굴도 곱상하게 생겨서 대형 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준비도 했던 인물이다(그 팀은 후에 초신성이 됐다고). 그러다 자신의 음악을 하기 위해 기획사를 나와 혼자서 모든 곡을 만들며 음반 준비를 했다. 개인..
[ten]의 2시디 특별판이 발매됐다. 그런지 시대에 단 한 장의 앨범을 꼽으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이 앨범이다. 당시 많은 밴드들을 좋아했고, 그들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이 앨범만은 넘어설 수 없다.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원히트 원더'라고 낄낄대기도 하지만 그건 이 앨범이 너무 우월해서 하는 말이다. 리믹스 시디는 아직 들어보지 못하고 리마스터링된 오리지널 시디만 들었는데 언제 들어도 역시 감동이다. 이 형들, 한국에서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은 [ten]에서 가장 사랑한 노래.
케이블 가운데 이벤트TV라는 채널이 있다. 밤무대와 지방 특산물 축제 무대를 누빌 듯한 정말 마이너한 트로트 가수들이 나와서 토크도 하고 쇼도 하는 아주 컬트적인 채널이었는데, 새벽에 채널을 돌리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마력에 빠져 멍하니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 채널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프로는 이대헌(이하나의 아버지!)과 박강수가 함께 진행하던 '낭만시대'였다. 70년대 활동하던 포크 가수들부터 트로트 가수들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등장해 자신들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려줬는데, 항상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이대헌과 박강수가 함께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어쿠스틱 기타와 퍼커션 반주에 맞춰 옛날 존 바에즈 등의 노래들을 부르곤 했는데 박강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참 곱다'란 생각..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노래만은 길이길이 남을 명곡이라 생각한다. 이런 노래에, 이런 가사라니. 어느 문 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에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개발이란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