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철이라는 음악인을 안 이래로, 내가 신윤철이란 이름에 품었던 기대감에 가장 근접한 음악을 담고 있다. 송홍섭이나 한영애에게 줬던 노래들, 또는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들려준 노래들을 들으며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떤 음악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것 같다(아니면 알면서도 이제야 들려주는 건지도). 지난 1집이 모던 록에 가까웠다면 이번 앨범은 클래식 록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 곡에서, 라이브 때 들려주던 솔로를 그대로 음반에도 담아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당연히 솔로 3집의 버전보다 좋다. 서울전자음악단의 앨범도 나왔고, 로다운30 앨범도 나왔고, 여세를 몰아 채수영과 한상원도 화끈한 기타 앨범 한 장씩 내줬으면 좋겠다. 토요일에 서울전자음악단 만난다.
에릭 클랩튼과 머라이어 캐리의 언플러그드 앨범이 뜨기 전에 이미 어쿠스틱 셋 라이브로 앨범을 발표했던 테슬라의 [five man acoustical jam]. 이 라이브 버전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우연히 어느 사이트 갔다가 이 영상을 보게 됐다.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영상 보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유투브질을 별로 하질 않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영상이랑 소리랑 싱크가 약간은 맞지 않는 듯. 관객들의 떼창은 언제 들어도 쵝오. 테슬러 꽤 좋아했던 록 밴드였는데 찾아보니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찾아들어봐야겠다.
한 패션지의 의뢰를 받아 짧은 원고를 써야 한다. 쓸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 다 들어있어 후딱 쓰면 되는데 왜 한글 파일을 열고는 블로그질을 먼저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_- 요즘 유행하고 있는 '송북' 덕분인지 국내 작곡가들 가운데 가상의 송북 앨범을 만든다면 어느 뮤지션을 택할지, 이유가 뭔지에 대해 썰을 푸는 게 이번 원고의 주제다. 너무 유명한 거장은 말고, 독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되도록 90년대 뮤지션들 가운데 선택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에 바로 오태호가 떠올랐다. 노래도 하나 선택해, 누가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것도 함께 써달라고 했는데 난 이 노래를 이승환이 다시 불러줬으면 좋겠다. 몇 차례 얘기했지만 난 이승환이 '작가'가 되고 싶어 외국 나가 작업하고 했던 시절보다 오태호와 어수은의 발..
해바라기 주간.-_- 2집만큼 자주 듣진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앨범이다. 내가 내 돈 주고 산 최초의 앨범. 무려 엘피로! 얼마 전에 가 들어있는 ['89 해바라기] 시디를 중고로 샀는데 거기에 이광준과 함께 한 이 노래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유익종이 함께 했을 때의 맛은 나지 않았다. 물론 이광준과 함께 만든 2집 역시 해바라기의 리즈 시절이었지만 이 노래만은 유익종과 함께 해야 한다. 해바라기를 거쳐 간 수많은 이주호의 파트너들 가운데 유익종만이 '보조'의 역할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줬다. 이 노래에서 둘이 들려주는 화음은 정말 남성 하모니의 진수라 할 만하다.
얼마 전에 ㅂ선배와 ㄱ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옛날 메탈 밴드들 얘기를 하게 됐다. 시작은 내가 워런트 시디를 중고로 살까 말까 하는 얘기부터였다. 정말 별별 이름들이 다 나왔다. 머틀리 크루부터 해서 포이즌, 래트, 데인저 데인저까지 나왔으니 뭐. 당시에 그런 고만고만한 밴드들 가운데 가장 좋아했던 팀이 백사자, 화이트 라이언이다. 빌보드 탑텐 안에 든 이 노래 덕분에 [pride]가 많이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나온 [big game] 앨범을 더 좋아했었다. 상업적이니 뭐니 해도 이 당시 밴드들이 사이드 마지막 곡으로 만들어 넣던 발라드들은 참 좋았다. 비토 브라토의 기타 소리 역시 언제 들어도 좋다.
이 앨범의 정체는 아직도 모르겠다. 이주호와 유익종이 함께 했고, 시기상으론 3집 이후 나온 앨범인 것 같은데 앨범에는 '해바라기 제1집'이라 표기돼있다. 유익종의 솔로 1집에 수록돼있는 같은 노래도 들어있고, , 같은 (4인조 해바라기의 리더였던) 이정선의 노래들도 들어있다. 비정규 앨범인 것 같은데 '제1집'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이 노래는 이주호의 목소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앨범에선 유익종이 메인 보컬을 맡았다. 노래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익종이 형 목소리도 명품이다. 실버스타 스탤론의 눈매를 닮은 익종이 형. 같은 노래를 익종이 형 목소리로 듣고 있으면 아주 좋아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