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블랙 메탈 한참 열심히 들을 때, 리투아니아니 우크라이나니 하는 나라들의 블랙 메탈을 듣는 게 쏠쏠한 재미였는데, 이제는 베네수엘라의 포스트 록 밴드다. 역시 세상은 넓고 음악은 많다. 게다가 이쪽 장르 음악은 어지간하면 한국보다 씬이 탄탄할 테니. 디아스 드 셉티엠브레(맞나?)는 영어로 하면 'days of september'라고 한다. 요즘 한국의 노 리스펙트 포 뷰티와 함께 번갈아가면서 자주 듣고 있다. 너무 과하지 않게 분위기를 조성해가는데 그 안에 담긴 잔잔한 서정성이 맘에 든다. 이 곡은 앨범에서 가장 선이 굵은 트랙 가운데 하나. 기타 톤도 인상적이고, 앨범 커버 사진도 운치 있는 게 멋지다.
이만하면 단순히 일본이나 아시아 시장에서뿐 아니라 세계 전체로 봐도 일급의 멜로딕 파워 메탈이 아닐까 싶다. 신곡 2곡과 이런 저런 재녹음 버전을 수록한 갈네리우스의 편집 음반이다. 현란한 사운드와 일본 특유의 뽕 멜로디가 더해져서 반복해서 듣게 된다. 이런 음악의 특징이 좀 빨리 질린다는 건데 갈네리우스는 아직까지 그런 건 없다. 작년에 나온 [phoenix rising]도 아직까지 즐겨 듣고 있고. 아무래도 야마-비보다는 바뀐 보컬 오노의 목소리에 더 끌리는 것 같다. 새롭게 편곡해 오노가 다시 부른 도 오히려 더 맘에 드는 편이다. 단순히 멜로딕 파워 메탈뿐 아니라 AOR 스타일의 음악도 담겨 있어 다양한 맛을 주고, 슈의 화려한 기타 솔로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메탈 음반 몇 장 샀다. 그 가운데 짱은 역시 톡식 홀로코스트. 계속 사야지 벼르다가 최근 입고된 거 보고 질렀다. 미국 출신의 스래쉬 메탈 밴드로 형식상 2인조 구성이지만, 기타와 보컬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연주를 도맡고 있는 조엘 그라인드의 사실상 원맨 밴드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음악은 전형적인 쌍팔년도 가리봉 스래쉬. 곡들 대부분은 핵전쟁 이후의 세계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고 한다. 거친 리프로 조져대며 짧고 굵게 끝낸다. 헤비메탈은 언제나 짱이고, 스래쉬 메탈은 특히 더 짱이다.
친구가 일본으로 음반 주문한다기에 같이 낑겨서 한 장 주문했는데 이 미친놈의 환율.-_- 시디 한 장을 4만 원 넘게 주고 사기는 또 오랜만이다. 4만 원이면 쉬프의 유령 변주곡을 살 수 있고, 여기에 만 원 더 얹으면 레너드 코헨 박스세트를 살 수 있는데, 이미 주문완료된 걸 무를 수도 없고…. 뭐, 음악은 좋으니 본전 뽑을 때까지 들으면서 쓰린 속을 달래야지. 꽤 오래 전에 우연히 구한 데모를 듣고 좋아했던 일본의 스크리모 밴드인데 어느새 정규 앨범만 두 장을 낸 중견 밴드가 돼가고 있다. 엔비와 비교하자면 그들보다는 이들의 음악이 좀 더 독하다.
어제 집에 오는 길에 오랜만에 스윙스를 들었다. 기대만큼은 성장한 것 같지 않지만 처음 등장은 참 신선했다. 캐릭터 자체가 신선했고, 그가 내뱉는 수많은 비유들은 일단 듣는 재미가 있었다. 내 플로우는 보아 허리보다 더 유연하지. 내 실력은 기름값보다 빨리 상승해. 넌 타이거 JK와 다르게 미래가 없지. 이 바닥은 너무 지루해서 소시지처럼 좆같아, 와 같은 말장난은 말장난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 그리고 이 곡에서 스윙스의 마지막 버스는 언제 들어도 발군이다. "우리나라에 핵이 왜 필요해? 내가 있는데."
드디어 오는구나. 이로써 톰 요크가 왕따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 지산에서 라디오헤드의 공연이 엄청나게 재미있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지루할 지도 모른다. [bends]와 [ok computer]를 듣기 위해 온 나이 많은 형·누나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계속 해오던 대로 근작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풀어갈 것이다. 그래도 내 청춘의 음악이었으니까. 이 사실만으로 볼 이유는 충분하다. 벌써 10년도 훌쩍 넘었구나. 그때의 그 위로를 다시 받을 순 없겠지만, 그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동스러울 것 같다. 새벽부터 계속해서 을 돌려 듣고 있다.
펑카프릭 부슷다의 리더이자 오르간 연주자인 림지훈의 첫 개인 음반이다. [organ, orgasm]이라는 앨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밤무대용 배경음악과 소울 재즈를 오가는 성인용 농염 오르간 연주 음반이다. 앨범 전체를 기존의 곡으로 꾸몄는데, 곡의 국적과 시기에 관계없이 '뽕끼'를 듬뿍 머금고 끈적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음반 아트워크도 훌륭한데, 표지 모델은 그 유명한(?) 호조 마키다. 일본 AV를 안 보면 모를까, 보는 사람은 다 알 만한 '미시' 전문(부끄-_-) AV 배우다. + 듣는 김에 음반에도 수록되어 있는, (벨로주에서 했던) 라이브까지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