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있던 일요일. 이승열 공연이 가장 좋았다. 세 번째 앨범이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지만 공연만 놓고 볼 땐 이승열은 이제 대중성은 아예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_- 이제 모던 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미안할 정도로 점점 클래식 록과 사이키델릭으로 이월해가는 듯 보였다. 밴드도 워낙 오래 손발을 맞춰서인지 연주도 좋았고. 공연 때마다 편곡을 새롭게 하는 건 호불호가 갈릴 문제이긴 한데 어제는 무척 좋았다. 도 연주를 했는데 기본 멜로디만 뺀다면 앨범 버전과는 완전히 다른 곡으로 탈바꿈했다. 라이브 앨범 한 장 내줘도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마이클 프랭스를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나 찾아 들었다. 마크-알몬드의 마이클 프랭스 커버곡. 존 마크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끝내주는구나. 낮잠을 자고 일어나 오랜만에 평온한 저녁을 보냈다. 내일은 결혼식에 들렀다가 GMF에 갈 예정이다. 원래는 그냥 설렁설렁 있다 오려고 했는데, 후기를 써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아서 좀 신경을 써가면서 봐야할 것 같다. 아마도 내일 저녁 동선은 틴에이지 팬클럽-심성락-디어 클라우드-이소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요즘 같은 날 마이클 프랭스는 짱이다. 마이클 프랭스로 시작해 마이클 프랭스로 끝을 맺는, 의외로 일관성 있는 포스트.
태호 형에 이어서 광현이 형의 베스트 앨범도 만들고 있는데 때마침 광현이 형이 정말 오랜만에 노래한 곡이 발표됐다. [악마를 보았다]의 사운드트랙. 베이스 연주자인 모그가 모든 음악을 맡았는데, 앨범의 맨 마지막에 유일한 (광현이 형의) 노래곡이 나온다. 원래 모그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전체적인 음악도 맘에 든다. 광현이 형도 여전히 나른하면서 퇴폐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광현이 형 음악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4집과 5집은 정말 괜찮은 '성인 가요'를 담은 앨범이었는데 너무 묻혔다. 이 노래를 계기로 다시 복귀해줬으면 좋겠다.
1. 좀 바빴다. 이래저래 잔일들이 많아서 (충청도식 표현으로) '마음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2. 그깟 공놀이. 3. 그깟 공놀이, 라곤 썼지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책상 위에 100원짜리 동전 3개가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삼성이 이겼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제 아시안 게임 때까지는 야구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응원하고 싶은 팀이 없어. 4. 전국에 5대 짬뽕이란 게 있는데 대전 충남대 근처에 있는 동해원 짬뽕이 전국 5대 짬뽕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추석 때 친구들을 만나서 동해원에 가려고 했는데 친구 하나가 더 맛있는 곳을 안다며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짜장 집으로 데려갔다. 아, 태어나서 가장 맛있는 짬뽕을 먹었다. (나의 모교인) 유성고등학교 근처에 있는 곳이었는데 길눈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