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조동진 / 나무가 되어 02. 방백 / 너의 손 03. 정미조 / 37년 04. 단편선과 선원들 / 뿔 05. 이민휘 / 빌린 입06. 김성배 / 의례(ritual) 07. 줄리아 드림 / 불안의 세계 08. 이상의날개 / 의식의흐름 09. 해오 / actress 10. 램넌츠 오브 더 폴른 / shadow walk 11. 권나무 /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12. 이랑 / 신의 놀이 13. 전재근 / vignette 14. 최성호 특이점 / 어떤 시작 15. 세컨 세션 / intervals 16. 장기하와 얼굴들 /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17. abtb /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18. 빅베이비드라이버 트리오 / bbdtrio 19. 9와 숫자들 / ..
최성호 특이점의 새 앨범이 나왔다. [바람 불면]. 기타리스트 최성호를 중심으로 즉흥음악을 하는 프로젝트다. 첫 앨범 [어떤 시작]을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들었는데 9개월 만에 새 앨범을 또 한 장 발표했다. 요즘 가장 공연을 보고 싶은 팀이기도 한데, 클럽보다는 문화공간이나 카페 같은 곳에서 주로 공연을 해 일정을 확인하기가 좀 어렵다. 즉흥적으로 만들었다는 음악은 어떨 땐 난해하고 어떨 땐 빌 프리셀처럼 들리다가도 또 어떨 땐 가요 멜로디처럼 훅- 치고 들어오기도 한다. 공간감도 좋고, 계속해서 상상하게 만드는 음악이다. 유튜브에는 앨범 수록곡이 제대로 올라온 게 없어서 첫 앨범의 티저 영상으로 대신. 전체적인 분위기를 짐작하기엔 더 적절한 것 같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너의 얼굴이 기억나질 않아 나쁜 머리를 탓해보아도 자꾸 지워져가 너의 불 꺼진 창 아래 밤을 새던 그가 정말로 나였는지 너의 생각만으로도 가슴 뛰던 적이 있기나 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언제부턴가 너의 이름이 생각나질 않아 영원할 것만 같던 기억도 모두 사라져가 우리 손잡고 꿈꾸듯 거닐었던 그 거리가 여기였는지 네가 아니면 난 버틸 수 없다고 울던 밤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언제부턴가 너의 모습이 떠오르질 않아 우연히 너를 만난다 해도 나는 모를 거야 이장혁의 새 앨범에 들어갈 노래. 온스테이지를 통해 먼저 소개가 됐는데, 이 노래가 정말 맘에 들어서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다 찾아보고 있다. 대부분 통기타 하나로 연주가 됐고 어떤 영상에서는 전기 기타가 사운드를 주도하기도 하지만, 온..
5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원의 헌정 앨범이 나왔다. 장필순, 나윤선 같은 네임드들도 참여했지만, 참여 음악가 상당수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무명이어서인지 거의 얘기가 되지 않고 있다. 장필순, 한동준, 고찬용 등 푸른곰팡이 식구들이 참여했고, 한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편곡도 더 버드(와 새 바람이 오는 그늘)의 김정렬이 도맡았다. 그 예외의 한 곡이 장필순이 부르고 조동익이 편곡한 이다. 동익이 형이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소리들을 들으며 이 소리를 만들기 위해 또 얼마나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지를 생각했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soony 6]에 비하면 지난 앨범이 그리 성에 차진 않았는데, 아무 것도 없이 둘만이 이런 방식으로 작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채동원은 제주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밴드 B동 301호의 리더였다. 지금은 역시 제주에 있는 인디 음악 전문 펍 B동 301호를 운영하고 있다.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밴드 B동 301호는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 채동원은 5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개인 음반을 발표했다. B동 301호가 (당연하게도) 밴드 구성이었다면, 이번 개인 음반은 피아노와 미디를 중심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음악은 대체적으로 낮고 어두우며 침잠해있다. 난 이 EP가 무척이나 맘에 드는데 이건 정말이지 정서와 무드의 승리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곡 자체의 매력보다는 분위기에 취했는데 반복해 들으면서 곡과 노랫말을 되새기게 됐다. 그래서 음반이 계절보다 좀 늦게 나온 건 아쉽다. 어느새 '벚꽃엔딩'의 계절이 됐는데..
새로운 김광석 헌정 음반 가운데 몇 곡이 먼저 공개됐다. 그동안 발표된 광석이 형의 헌정 음반들 가운데 그리 맘에 드는 게 없어서 큰 기대 없이 들었는데 첫 곡으로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아!'라며 감탄했다. 하이 미스터 메모리의 목소리나 해석도 좋았지만, 일단 "사랑이라 말하며"라고 노래하는 도입부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노래를 광석이 형의 헌정 음반에 담는 게 좀 이상하긴 하다. 이 노래는 무조건 동물원의 노래, 창기 형의 노래니까. 동물원의 첫 앨범을 카세트테이프로 처음 들을 때, 창기 형 목소리에서 전해지던 그 미묘한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잊혀지는'이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인데('잊히는'으로 써야 맞다), 이 노래는 좀 틀려도 된다. 내가 봐줌. 아무튼 하이 미스터 ..
할로우 잰을 듣다가 생각이 나서 한동안 잊고 있던 헤븐 인 허 암스까지 이어서 들었다. 일본의 스크리모 밴드. 요즘도 활동을 하나 찾아보니 다행스럽게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는 듯하다. 2010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이후론 계속해서 스플릿 음반만을 내고 있는 것 같다. 딴 얘긴데, 이런 스플릿 형식의 음반을 좋아한다. 할로우 잰도 써스데이 등과 함께 3 웨이 스플릿을 내려고 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엎어졌다고 한다. 뭔들 안 그러겠냐마는 국내 시장에선 이런 스플릿 기획이 거의 없다시피 해 좀 아쉽다. 다시 돌아와, 양놈들 스크리모보다는 한국이나 일본의 스크리모를 더 선호한다. 정서적으로도 더 잘 맞고 더 처절하게 들린다. 역시나 고통에 찬 보컬만 제외한다면 훌륭한 포스트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