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리뷰를 팬레터 형식으로 쓸 정도로 난 언니네 이발관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4집을 기점으로 해서 점점 무관심으로 변해갔다. 음악이 워낙 맘에 안 들기도 했지만 이발관 홈페이지에 몰려들기 시작한 언니들의 팬질과 이석원의 그 까탈스런 성격에 관한 얘기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석원의 일기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여성) 팬들을 의식하고 쓰는 것 같다는 가식의 느낌을 받아서였다. 그맘때쯤 인사동에 차린 이석원의 카페가 언니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정무진에 이어 이능룡마저 탈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발관은 그냥 이대로 끝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4집이 그만큼 실망스러웠고, 보통 그렇게 크게 삐끗했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주위엔 아..
얼마 전에 영화 를 (이제야) 봤다. 정말 맘에 든, 예쁜 판타지였다. 김민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정경호도 좋았고, 의외로 김C도 괜찮았다. 비록 그 시대를 산 당사자들에겐 숨이 막히는 압제의 시대였겠지만, 난 1970-80년대를 산 청춘들에게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다. 만약 그 시대로 가서 살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할 비겁한 동경이다.-_- 내가 동경을 느끼는 건 그 시대 전체가 아니라 티비나 영화 등에서 보여지는 단편의 조각들에서다. 이를테면 영화 속에서 정경호가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 급히 공테이프에 녹음하는 장면이라든지 하는 것들. 내가 1970-80년대의 청춘들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깊은 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춘의 ..
원래 에서 서태지 리뷰를 쓰기로 했었는데 그냥 안 쓰기로 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지만 여기서 굳이 얘기할 건 못 되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번 싱글 가격에 대한 얘기는 한 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라도 이렇게 적는다. 1. 한 마디로 비정상적인 가격이고 미친 가격이다. 이건 어떤 이유를 대도 납득이 안 되는 가격일 뿐더러, 서태지 측에서 밝히는 이유들은 더 가관이다. 2. 서태지 팬덤에선 빅뱅이나 태양 등의 이피(미니 앨범)를 거론하며 물타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이피와 싱글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식한 얘기들이고, 최소 빅뱅이나 태양 등의 이피는 곡수도 더 많을 뿐더러 가격도 더 싸다. 만 원이란 돈은 상징적인 액수이고, 싱글 가격은 절대 만 원을 넘지 않는다. 국내에 수입 싱글이 들어..
일벌레 매드립의 또 다른 프로젝트. 이번엔 브라질 밴드 아지무스의 드러머 이반 콘티와 함께 했다. (포르투갈어 발음으론 꽁띠라고 해야 하나?-_-) 매드립의 원래 이름인 오티스 잭슨 주니어에서 잭슨을 따와 잭슨 콘티라 이름 지었다. 브라질리안 사운드 프로젝트로 재즈, 훵크, 보사노바, 브라질리안 등 다양한 음악들이 뒤섞여있다. 첫 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지만 좀 진득하게 듣다 보면 고유의 맛이 살아난다. 요즘 같은 열대야에 들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선곡.
중궈 올림픽도 하고 해서 기념으로다가 코리아나 노래 한 곡. 이 앨범은 왠지 관제가요 같은 느낌도 나고 저 촌스러운 앨범 커버 때문에 열라 구린 이미지를 주긴 하지만 앨범 안에는 궁극의 팝이라 할 만한 멋진 노래들이 가득하다. 다들 알다시피 거장 죠르지오 모로더가 음악을 담당하였고, 죠르지오 모르더의 색깔이 물씬 묻어나는 구라파 팝의 정수가 담겨있다. 나 등의 사운드트랙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죠르지오 모로더는 도나 썸머 언니의 음악감독과 이 앨범으로 더 깊이 각인이 돼있다. 이 냥반이 워낙 작업을 빨리 하는 스타일이라 이니 같은 영화음악을 만들 때도 그냥 1주일이면 뚝딱 해치웠는데, 이 앨범만은 직접 한국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무려 3개월에 걸쳐 작업을 했다고 한다. 같은 경우는 남산에서 해돋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