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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미친 가격, 서태지 싱글

시옷_ 2008. 8. 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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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보다>에서 서태지 리뷰를 쓰기로 했었는데 그냥 안 쓰기로 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지만 여기서 굳이 얘기할 건 못 되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번 싱글 가격에 대한 얘기는 한 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라도 이렇게 적는다.

1. 한 마디로 비정상적인 가격이고 미친 가격이다. 이건 어떤 이유를 대도 납득이 안 되는 가격일 뿐더러, 서태지 측에서 밝히는 이유들은 더 가관이다.

2. 서태지 팬덤에선 빅뱅이나 태양 등의 이피(미니 앨범)를 거론하며 물타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이피와 싱글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식한 얘기들이고, 최소 빅뱅이나 태양 등의 이피는 곡수도 더 많을 뿐더러 가격도 더 싸다. 만 원이란 돈은 상징적인 액수이고, 싱글 가격은 절대 만 원을 넘지 않는다. 국내에 수입 싱글이 들어오는 밴드래야 오아시스, 뮤즈, 버브 정도가 단데, 비행기 타고 배 타고 물 건너 바다 건너 넘어온 이 밴드들의 싱글도 8천 원 선에서 거래된다. 이게 지금까지 한국 음반업계에서의 암묵적인 룰이었고 상도였다. 이걸 서태지가 깨버린 것이다.

3. 이렇게 얘기하면 원래 명품은 비싼 거라느니, 도미노 피자와 동네 피자 가격이 같은 거 봤냐느니 하는 무개념 서빠들이 있는데, 그 서빠들은 앞으로 들국화나 어떤날 등의 앨범은 무조건 10만 원 이상 주고 구입을 할 생각인가? 그리고 피자 예가 정말 우스운 게, 최소한 동네 피자 주인들은 자기가 파는 피자가 동네 피자인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가격도 싸게 받는다. 하지만 지금 현재 앨범을 제작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의 음악이 '동네 피자' 수준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그 다음에 발생하는 문제는 과연 뭘까?

4. 여기에서 서빠들은 또 "비싸건 말건 내가 내 돈 주고 산다는데 왜 지랄하는 거임?"이라고 말하겠지만 내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 이십 년 전에 이문세라는 대단한 가수가 있었다. 3집부터 앨범이 나오면 수십 만 장에서 백 만 장이 넘게 팔려나갔고, "이문세가 레코드점 월세를 내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그 인기와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런데 킹레코드에서 이를 믿고 그의 6집 앨범 가격을 예고도 없이 올려버렸다. (기억이 확실친 않지만) 당시 테이프 가격이 2천 원 초반대였던가 그랬는데 소매가에서 약 30% 정도를 그대로 올려버렸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반발했지만 이문세의 앨범은 어쩔 수 없이 사야 했으므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를 했다.

그 다음에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서빠들의 주장대로 다른 가수들은 "네, 이문세는 도미노 피자고, 저희는 동네 피자니 당연히 싸게 받아야죠"라고 했을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나 나나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아, ㅆㅂ 이문세 가격 조낸 올렸는데도 잘 팔리네, 우리라고 못 올릴 이유가 뭐냐?" 하면서 게나 고둥이나 다 소매가격을 올렸다. 그리곤? 당연히 킹레코드에서 욕 처먹어가면서 올렸던 가격이 시장의 기준 가격이 됐다. 하.. 귀신같은 가격. 내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건 바로 이거다. 가뜩이나 어렵다는 음반 시장 가격이 서태지라는 한 인물로 인해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아이콘이라든가 최소한 어떤 씬을 상징하는 인물은 이래서 무서운 거다. 서태지는 이제 음악으로 어떤 선구자가 될 수 없으니 '가격의 선구자'라도 되고 싶은 건가? 서태지 팬덤이 진정으로 자신들의 대장을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시답잖은 소리들은 다 집어치고 서태지 컴퍼니 측에 당당하게 요구해라. "대장 싱글 가격이 너무 비싸다, 다음번에 시정해 달라." 왜 자신들도 비싸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그런 소리 하나 제대로 못 하나? 서빠들의 빠심이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5. 서태지 싱글 가격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 서인영이다. 그런데 그 광경이 너무 재밌다. 마치 "쟤도 미쳤는데 왜 나한테만 미쳤다고 하는 거냐?"고 항변하는 것 같아서. 그래, 맞다. 둘 다 미쳤다. 지금 현재 싱글 수준의 음반으로 만 원 넘는 미친 가격을 받고 있는 건 서태지와 서인영이 유이하다. 근데 가격을 보니까 서인영이 덜 미쳤다. 서빠들은 계속 서인영 얘기를 하면서 물타기를 하고 있는데, 서태지가 서인영이랑 동등한 수준으로 엮이고 있는 게 그렇게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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