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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과 영애 - 그리워라

시옷_ 2008. 8. 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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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영화 <별빛 속으로>를 (이제야) 봤다. 정말 맘에 든, 예쁜 판타지였다. 김민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정경호도 좋았고, 의외로 김C도 괜찮았다. 비록 그 시대를 산 당사자들에겐 숨이 막히는 압제의 시대였겠지만, 난 1970-80년대를 산 청춘들에게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다. 만약 그 시대로 가서 살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할 비겁한 동경이다.-_- 내가 동경을 느끼는 건 그 시대 전체가 아니라 티비나 영화 등에서 보여지는 단편의 조각들에서다. 이를테면 영화 속에서 정경호가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 급히 공테이프에 녹음하는 장면이라든지 하는 것들. 내가 1970-80년대의 청춘들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깊은 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춘의 모습들, 그리고 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살짝 살짝 흘러나와서 기분 좋게 봤다.

현경과 영애는 1970년대 활동한 여성 보컬 듀오이다. 서울대 미대 출신으로, 당시 서울대 미대에는 김민기와 이정선 같은 쟁쟁한 거물(이 되는 뮤지션)들이 있었다. 포크 가수들이 큰 인기를 얻고 방송 등에도 자주 출연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대학가와 소극장 위주로 활동하였다. 그만큼 아마추어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 앨범도 자신들의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기념품 성격의 앨범이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그렇게 음악까지 서투른 앨범은 아니다. 몇 곡의 자작곡과 번안곡, 그리고 김민기, 김광희, 이장희 등 외부에서 가져온 곡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질을 담보하고 있고, 무엇보다 편곡과 연주를 담당한 동방의 빛의 참여는 이 앨범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이 왈츠풍의 예쁜 노래는 극중 정경호가 라디오를 듣다 녹음하는 노래로, 정경호가 이 노래에 맞춰 혼자 방안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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