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숀, 그렉 롤리, 마이클 카발레로 등 구성원들의 이름에서, 그리고 아브라삭스 풀이라는 밴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산타나의 초기 명작들을 만들었던 (카를로스 산타나를 제외한) 멤버들이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후에 재회해 작업한 흐뭇한 프로젝트이다. 그때 그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듯한 라틴 타악기와 닐 숀의 화끈한 기타가 시종일관 빛을 발한다(하지만 산타나 초기의 원초성은 다소 거세되어있다). 닐 숀 전체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서도 이 앨범에서의 연주는 단연 돋보인다. 특히 이 곡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멋진 연주곡 가운데 하나다. 깨질듯 아름다운 인트로와 이국적인 분위기,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지막에 불살라주시는 격정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에어본의 음악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이름은? 난 이들을 AC/DC의 립 오프 밴드라 부르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에어본이 AC/DC에게 영향을 받았고, 그와 비슷한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이 독창성이 없다는 비판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에어본을 듣느니 그 시간에 AC/DC를 듣겠다"고 말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에어본이 아무리 AC/DC를 따라한다 해도, AC/DC가 과연 이 노래를 똑같이 만들 수 있나? 에어본을 대신해서 AC/DC가 이 노래를 불러주기라도 한단 말인가? 난 이 노래 자체가 너무 좋은데?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로 이렇게 흥겹고 좋은 싱글을 굳이 외면하겠다는 게 나로선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립 오프에 대..
올해 세상을 떠난 스파클호스의 마크 린커스와 데인저 마우스가 함께 만들어낸 (마크 린커스의) 유작 앨범. 애초 이 앨범은 데이빗 린치의 사진집을 위한 사운드트랙으로 제작된 것이다. 둘의 합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스파클호스의 음악, 데인저 마우스의 음악으로 따로 분리돼서 들린다. 그리고 스파클호스의 내음이 좀 더 깊게 배여 있는 음악들이 더 맘에 든다. 플레이밍 립스를 비롯해서 이기 팝, 수잔 베가, 프랭크 블랙, 제이슨 라이틀(그랜대디), 줄리안 카사블랑카스(스트록스) 등 쟁쟁한 인물들이 참여했다. 그 가운데서 역시 작년에 세상을 떠난 빅 체스넛이 노래한 음악 한 곡. 죽은 자 둘과 산 자 하나가 함께 만들어낸 음악. 음악도 조합도 뭔가 묘하다. 도입부의 종소리부터 괜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1. 투표 들어갑니다. 강성이 형 노래, '장난감 병정 vs 내일을 기다려'. 어떤 노래가 더 유명한 것 같습니까? 2. 요즘 동네 근처 정육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데 옆에 슈퍼마켓과 경쟁이 붙어서 70%까지 가격을 내려서 팔고 있다. 정육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내내 70% 할인이라는 사실은 더 놀랍다. 대체 원가가 얼마기에. 며칠 전에 투게더와 (통)쿠앤크 등등을 비롯해서 상당수의 아이스크림을 샀는데 7,000원밖에 안 받았다. 그 사실 알고 있나? 요즘 아이스크림에는 가격 표시가 안 돼있다는 거. 정말 파는 사람 마음임. 그런 의미에서ㅡ 죠스바와 옥동자가 짱이다. 3. 우리 흑석동 당구포럼은 보통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3경기 정도를 한다. 경기를 갖기 전에 먼저 저녁식사를..
한때 흥했던 헤비메탈 컴필레이션 시리즈 [금요일 오후]의 세 번째 앨범이다. 거의 끝물에 나오는 바람에 첫 번째, 두 번째 앨범만큼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도 임재범의 가 나오기 전까지는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주야장천 부르던 의 B612나, 제대로 된 스래쉬 메탈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나티의 데뷔곡이 담겨있는 의미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며 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을까 하는 생각과, 이렇게 고음만 낼 수 있으면 다들 껌뻑 죽던 그때 그 시절이 뭔가 우스꽝스럽지만 순수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씩 이런 노래들을 들으면 기분 전환도 되고 좋다. 좀 촌스럽기 하지만 80년대니까 괜찮아. 헤비메탈이니까 괜찮아. 롸큰롤 시티니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