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10호실. 10월 14일 새벽, 들국화의 원년 기타리스트였던 조덕환이 십이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 방명록에는 이영재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젊은 시절 조덕환과 함께 '조·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 이영재였다. 아침 8시부터 장례식장을 찾은 전인권은 조문객들과 얘기 중이었다. 이영재와 전인권, 그리고 조덕환이란 이름을 한꺼번에 마주치자 한국 대중음악의 가장 빛나던 시기를 만들어냈던 과거의 그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스쳐 지나갔다. 전인권은 페이스북에 조덕환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그와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70년대 신촌등지에서 만나 같이 어울렸고, 특히 우리가 만들어낼 수 없었던 그 당시에는 충격적인 노래"를 만들었다고 그를 소개했다. 그 노래들은 물론 들국화의 대표..
"기타를 집어넣는데 10년, 다시 꺼내는데 10년이 걸린 셈이네."꼬박 20년이 걸렸다. 1996년 발표한 다섯 번째 앨범에 이어 여섯 번째 앨범이 나오기까지. 조동진은 "그렇게 빨리, 또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을 줄 몰랐"다며 20년의 세월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기타를 집어넣는데 10년, 다시 꺼내는데 10년이 걸린 셈이네." 언젠가 장필순은 조동진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마음속에 그릇이 있다면 선배님은 서두르지 않고 그 안에 물이 가득 차서 넘치려고 할 때 작업을 하시는 것 같다"고. 다섯 번째 앨범부터 함께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 건반 연주자 박용준도 비슷한 말을 하였다. "형님은 늘 '뭔가를 하려면 아무 것도 안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