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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3. 8. 26. 10:55
1. '보다'를 다시 하려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났고, 예전에 글 썼던 최훈교나 da20ill에게 연락해 다시 하자고 연락을 했다. 난 이제 '보다'가 씬의 변화를 이끌고 담론을 주도하고 하는 그런 걸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필자들과 함께 오랜 동인으로 소소히 끌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번 모임에서 그런 얘기를 했고 대부분의 이들이 이에 동의했다. 난 글쟁이로나 애호가로서 최훈교나 da20ill의 글과 취향을 좋아하고 그들이 더 이상 글을 안 쓰는 걸 늘 안타까워했다. '보다'가 그런 이들이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2. 지난 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너무 불편했다. 망할 년놈들. '그알 마니아'로서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에 빠지고 있는 날 발견하다. 줄거리를 보고는 '이거 재미없겠네.' 하고 넘길 때가 있다. 누군가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일 텐데 나는 그걸 그저 흥밋거리로만 여기는 것 같아서 가끔 죄스러워질 때가 있다. 그래도 상중이 형에게 빠져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ㅜ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 그를 만나봐야겠습니다."

3. 정웅인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특히 TV에 나와서 보이는 모습은 질색이다. 과거에 자신이 얼마나 잘 나갔는지 계속 그 시절에 사로잡혀 살고 있고, 선후배 관계 끔찍이 따지고, 인정욕구가 지나치게 과하고, 이런 것들이 더해져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스타일. 자기보다 한 살 많은 황정민이 후배라고 끝까지 선배 가오 세우고, 후배 황정민이 주연이라는 이유로 영화 출연을 망설였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참 피곤한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목들'을 한 번도 보지 않았지만, 거기에서 정웅인이 연기를 잘한 모양이다. 정웅인이 토크쇼에 나올 때마다 자기 얼굴에는 선인과 악인이 공존한다고 참 많이도 강조했었는데 이제야 드디어 악인의 모습을 보여줬나 보다. 이제 사람들이 많이 알았으니 그놈의 인정욕구는 좀 누그러뜨렸으며 좋겠다. 자존감 높고 인정욕구 많은 사람은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4. 언제부턴가 일 때문에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람들이 날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제법 많아졌다. 처음 들을 때는 너무 불편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다. 웬만한 나이차가 아니면 난 그냥 모두 '씨'라고 부르는 게 가장 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선생님이나 '님'자를 붙이니 나만 괜히 싸가지 없어 보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_-

5. 요즘 옛날에 활동했던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들이 하나둘 컴백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전설'은 넘쳐난다. 한동안은 여신들이 넘쳐나더니 이제는 전설들이 넘친다. 뚜렷한 음악적 결과물을 남기거나 성취를 이룬 것도 없는데, 그저 그 시대에 활동했다는 것만으로 전설이란 칭호를 붙이는 건 영 불편하다. 마치 데인저 데인저를 보고 미국 헤비메탈의 전설이라고 부르는 기분이랄까. 야구로 치면 송구홍이나 강정길 같은 선수에게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6. 한밤에 아무 생각 없이 낚시채널(FTV) 같은 마이너 케이블 TV를 켜놓을 때가 많은데, 한국정책방송(KTV)도 그런 채널 가운데 하나다. 밤이나 새벽에 옛날 방화나 베스트셀러극장 같은 것들을 자주 틀어주는데, 자정에 애국가가 나와서 별 생각 없이 이제 다 끝나는 건가 했는데 애국가가 끝나자마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백범 김구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거 뭐지? 애국가는 훼이크였나?

7. 점점 중고음반을 직거래할 통로가 없어지고 있고 가뜩이나 매물도 얼마 없어 속상한데, 몇몇 곳은 늘 올리는 사람들이 똑같은 음반들을 올려서 좀 짜증난다. 'New'라는 표시가 돼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가보면 역시나 그 사람들 물건. 이걸 누가 사나 싶은 음반들을 일주일 간격으로 올리는데, 몇 년 동안 안 팔리면 그냥 알라딘에 가져다 팔라고 인간들아!

8. 요즘 부쩍 고스톱을 치고 싶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여야 하는데 한 번에 모이기도 쉽지 않고, 모여도 이제는 마땅히 칠 만한 공간이 없다. 모텔 잡고 칠 수도 없는 거고. 고스톱 궁금증 하나. 먹을 게 없을 땐 '비풍초똥팔삼' 순으로 내라는 얘기가 정설처럼 내려오고 있는데, 이게 언제 어떻게 유래된 건지 궁금하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건가?-_-

9.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 다녀온다. '온스테이지' 촬영 때문에 가는 건데, 내가 좋아하는 두 음악가를 찍기로 했다. 특히 그 가운데 한 명은 요즘 내가 밀고 있는 신인(?) 음악가라 더 기분이 좋다. 내가 주목하고 가능성을 본 신인 음악가를 조명해주고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줄 수 있을 때 새삼 내가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옥돔식당 보말칼국수부터 먹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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