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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꼬의 [나쁜 친구]를 읽었다. 지은이의 자전적인 만화(인 것 같)다. 제목 그대로 기성세대가 보면 기겁할 만한, (침 좀 뱉는 수준이 아니라) 진짜 제대로 '놀았던' 지은이와 그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앙꼬는 어쩌면 감추고 싶었을 법한 그 시절의 이야기를 굳이 미화하려 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그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컷들 속에선 어쩔 수 없는 아련함과 슬픔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고, 특히 맨 마지막 컷은 며칠 전에 읽었음에도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다. [나쁜 친구]를 읽고 뒤늦게 (절판된) 그의 첫 작품인 단편집 [열아홉]을 중고로 구해 읽었다. [나쁜 친구]의 전초전 격인 '열아홉'은 여전했고,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을 그린 '찔레꽃'에선 몇 차례 울컥하기도 했다(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용득아, 미안해'에선 생각지 못했던 강력한 유머 한 방을 날린다. 앙꼬는 자신의 만화를 일기라고 표현했다. 앙꼬가 오래도록 일기를 써줬으면 좋겠다. 좋은 만화가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