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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3. 6. 7. 12:01
1. 요즘 음반 구매를 자제하고 있다. 기적적인 자제력이다. 퍼플 사장님 보고 싶다.ㅠ

2. 조카와 가끔 카톡을 하는데, 조카가 너무 무뚝뚝해 보인다며 마침표 좀 그만 찍고 하트도 붙여보고 하란다. 알았엉♥

3. 요즘 들은 말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빙그레 썅년'. 난 최근에야 이 말을 알았는데 (여초 사이트를 중심으로) 진작부터 많이 쓰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감도 좋고, 듣자마자 바로 무슨 뜻인지 와 닿아서 특히 좋았다. 예전부터 대체 이런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늘 궁금해 했었다. 단순히 인터넷 신조어뿐만 아니라, 옛날에 유행했던 '옥떨메'니 하는 이런 말들 모두 다. 자기가 처음 쓴 말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파되는 걸 보는 건 어떤 기분일까.

3-1. 또 하나, 들을 때마다 반응 끝내주는 말이 '에너지 뱀파이어'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끝없이 관심과 위로를 갈구하고, 비관과 자학을 하며 상대방의 진을 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주변에 이런 사람 한 명씩은 다 있는지 에너지 뱀파이어란 말을 듣고는 누군가 떠올랐다며 다들 빵빵 터지곤 한다. 빙그레 썅년이나 에너지 뱀파이어나 왠지 이 말을 만든 이들은 여성일 것 같은데 둘 다 센스 짱짱걸.♥

4. 내가 김윤하 군에게 매번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구박을 했더니 자기는 만날 늦지 않는다고 억울하다며 지각 일지를 작성하자고 제안했다. 지각 일지를 쓰기로 한 뒤 바로 다음 약속에는 칼 같이 약속을 지키더니 그 뒤엔 연거푸 3번 연속 지각했다. 이럴 때 축빠들이 주로 쓰는 말이 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5. 이야기의 발단은 시와의 음반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시와는 얼마 전에 환경 보존을 위해 시디를 내지 않겠다고 했다가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알게 돼 뒤늦게 시디를 만들었다. 벨로주님과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가 "시디는 사실 안 썩어도 되지 않나? 어차피 버리지도 않고 계속 소장하고 있을 텐데…." 대충 이런 말을 했고 죽은 뒤엔 어쩔 거냐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누군가가 가져가지 않을까 하다가 이런 풍경을 상상했다. "야, 아무개가 죽었대."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지인들이 그 집에 모여들어 각자 시디를 챙겨가는 모습. 한 장의 음반을 서로 가져가겠다고 다투기도 할 테고. 뭔가 희비극이 뒤섞여있는 장례식이 될 것만 같다. 내가 상상력대장.

6. 며칠 전에 16,500원이 소액결제됐다는 문자를 받고 무심코 넘기려다 보니 '엔터파일'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업체 이름이 찍혀있었다. 인터넷에는 '엔터파일 소액결제 사기'란 글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깜짝 놀라 이리저리 알아보니 작년 12월부터 매달 16,500원이 결제되고 있었다. 소액결제를 자주 하는 편이라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 보니 이렇게 된 건데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거기에 걸려든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히 '휴대폰/ARS 결제 중재센터'란 곳을 알게 되어 거기에 연락을 하고 바로 다음날 그동안 결제된 돈들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확인을 철저히 해야겠다. 이 글 보시는 분들도 한 번쯤 확인해 보시길. 그런데 통장에 10만 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니 왠지 공돈 생긴 것 같고 좋다. 16,500원씩 곗돈 붓다가 이번에 계를 탄 기분이랄까. 계주가 나쁜 년이긴 했지만.-_-

7. 누군가 자기계발서를 가리켜 "만 원짜리 핫식스"라 표현했는데 무릎을 탁 쳤다. 물론 실제로 치진 않았다.

8. 가끔씩 소설 추천을 부탁하는 사람들에게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를 추천하곤 하는데, 복거일이란 이름과 그 이미지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냥 흘려버리는 것 같다. 게다가 망작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원작 소설이라는 점 때문에 더 부정적인 이미지가 붙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비명을 찾아서]는 한국 SF(에 발을 걸친) 소설들 가운데 으뜸간다고 생각한다(김보영의 [멀리 가는 이야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장르 소설이다). 사람이 싫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런 명작을 안 읽고 그냥 죽는 건 무척이나 애석한 일이다. 지금이야 이런저런 설화에 엮이면서 수구꼴통의 대표주자처럼 됐지만, 한창 때의 그는 제법 말이 통하는 (극한의) 자유주의자였다. 또 다른 자유주의자인 고종석은 그를 스승이라 칭했고.

9. "안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안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보이던 정대만의 모습을 보며 우리 희재를 떠올렸다. 강준만을 중심으로 김규항, 진중권 같은 이들이 변희재에게 "그동안 서운했지?"라고 말을 건네면 희재는 펑펑 눈물을 쏟으며 그들의 품에 안기는 상상. 내가 상상력대장. 난 지금 희재가 이렇게 된 데는 인정욕구가 너무나 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에너지 뱀파이어일 텐데 늘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큰 것을 원하고 인정받고 싶어 할 때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갈등. 인정욕구가 강하고 공명심이 큰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적당히 만족하며 삽시다!

10. 김칫국 스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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