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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ache

김창기 - 광석이에게

시옷_ 2013. 5. 30. 01:18


어제 창기 형을 인터뷰하고 왔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의 청년기를 지배한) 정말정말 좋아하는 음악가라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창기 형이 있는 병원엘 찾아갔다. 만나서는 내가 창기 형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 10명 안에 들어갈 거라는 이상한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내가 동물원의 <잊혀지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얘기하고). 동물원과 창고 등의 앨범에 사인을 받으려 했는데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미처 시디를 챙기지 못했다. 다음에 사인 받기 위해 다시 한 번 병원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어차피 1~2주에 한 번씩은 매봉역엘 가야 하니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막 나온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계셨다. 자신과 아이가 함께 있는 사진 다음에 활짝 웃고 있는 광석이 형의 사진이 나오는 게 가장 맘에 든다 했다. 이 밤에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자니 새삼 뭉클하다.

숨 막힐 듯한 뜨거움을 감당할 수 없었어
우린 역행하듯 더 거칠게 달릴 수밖에 없었어
너의 추억이 손에 잡힐 듯 어제 일인 것 같아
어두운 거울에 비친 모습은 실제보다 더 가깝게 보이곤 해

너의 노래와 나의 언어로 서로의 자신을 찾고
외로움으로 뭉친 가슴의 이 덩어리를 사랑이라 믿고
단골집 이모가 제발 싸움은 밖에 나가 하라고 하기에
우린 밖으로 뛰쳐나가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고함쳤지

네가 날 떠났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어
너를 미워하고 또 날 미워해야 했어
왜 내게 말할 수 없었니 그렇게 날 믿지 못했니
왜 그렇게 떠나가야 했니

첫 녹음을 하고 인정이란 달콤함에 길들여지고
그것에 중독되어 더 많은 욕망과 불안을 알게 되고
네가 날 필요로 했을 때 난 나만의 이유로 거기에 없었고
나의 친구이자 형제였던 넌 그렇게 떠나가야 했지

우리의 노래는 너의 덕분에 아직 살아남아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의 너보단 내 곁에 있는 네가 필요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지만 함께 취해주는 사람들뿐이고
무언가 말하려 하지만 남들이 먼저 다 하고 떠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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