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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재생 시간 80분에 곡은 4곡. 스위스 베른 출신의 토비아스 모클(?)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쳐 만든 이 앨범은 블랙 메탈이 들려줄 수 있는 극한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앨범의 시작부터 끝까지 바람소리는 마치 연주처럼 배경으로 깔리고, '소음'이라고 해도 좋을 연주와 보컬이 악귀처럼 따라 붙는다. 하지만 그 조져대는 기타와 드럼 사이의 '다크 앰비언트'는 마치 홀린 것처럼 음악을 반복해 듣게 만든다. 난 처음 블랙 메탈을 음악이 아닌 글로 접했다. 군 시절에 몰래 보던 [핫뮤직]을 통해 블랙 메탈이란 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글들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했던 음악이 지금 이 음악과 닮아있지 않나 싶다. 블랙 메탈이 가진 순수성이나 원초성만으로도 이 앨범은 높게 평가되어야 하겠지만, 음악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앞서 '극한'이란 말을 썼는데, 누군가에겐 극한의 소음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극한의 슬픔이 될 수도 있다. 시디가 아니라 300장 한정으로 카세트테이프로만 발매됐다. 1998년부터 활동해왔는데 지금까지 계속 카세트테이프 형식을 고집해왔고, 시디는 몇 년이 지나서야 발매되는 과정이 반복돼왔다. 찾아보니 다크스페이스의 멤버라고 한다. 어쩐지…. 겨울밤에 이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어느새 겨울이 다 지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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