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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3. 1. 8. 10:04
1. "우린 노빠를 못 이겨요....하지만 노빠가 존재하는 한 저쪽을 못 이기겠져...그리고 그걸 우린 '아는데' 노빠는 모르고...이건 전형적인 04-07년 '민노당 PD들의 딜레마' ㅋㅋㅋㅋㅋㅋㅋ" 대선 날 한윤형이 트위터에 쓴 글이라는데, 이보다 적절한 분석은 없을 듯.-_-

2. 요즘 내 주제에 '아임리얼'이나 '스퀴즈' 같은 주스에 맛이 들려서 종종 사마시고 있다. 편의점에서 3,000원, 3,800원 정도에 파는데 비싼 만큼 맛이 있긴 하다.ㅠ 빙그레에서도 중간 정도 가격인 '따옴'을 내긴 했는데 나에겐 가격 따라 스퀴즈 > 아임리얼 > 따옴 순으로 맛있다. 사실 나 같은 6학년 입맛엔 그냥 '삼강 사와'나 '썬듀' 같은 게 어울리긴 하는데.-_-

3. 동아오츠카에서 나오는 '오라떼'도 맛있다. 우유랑 과즙이랑 섞은 음료인데 시중에서 보기가 힘들다. 가끔 지하철역 자동판매기에서 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코카 콜라 회사가 꽉 잡고 있어서 동아오츠카 자판기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멀찌감치 포카리스웨트가 들어있는 자판기가 보이면 고등학교 동창 만난 것보다 더 반갑다. 그 뒤엔 오라떼를 한 세 개씩 뽑는 거.-_- 사과맛이랑 복숭아맛이 있는데 모든 음료는 사과맛이 짱이다. 내가 앎.

4. 새해 계획 가운데 하나가 글을 쓰면서 '적(的)'이란 말을 되도록 안 쓰는 거였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구나. 오덕이 형이 생전에 가장 싫어하던 글투 가운데 하나였는데, 나도 '적'을 쓰지 않으면 글이 영 어색할 만큼 너무나 익숙해져있는 것 같다. 나는 충청도 출신인 게 자랑스럽고 능청스러운 충청도 정서와 말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 충청도 아저씨들이 자주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마음적으로'라는 말이다. '심적으로'란 말이 구수하게 변형된 형태인데, 내 아무리 '적'이란 말을 안 쓰려 해도 이 '마음적으로'만은 영원한 내 마음의 고향과 같은 말이다.-_-

5. 오덕이 형이 또 싫어했던 말이 '필자'란 말이다. 오덕이 형이 '나'라고 써서 보낸 글을 한 잡지사에서 임의로 다 '필자'로 바꿔서 대판 싸운 일화를 책에 소개하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필자'라고 쓸 이유가 전혀 없다. '필자'라고 쓰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별 생각 없이 관습대로 쓰는 것일 테고, 다른 하나는 괜히 유식해보이고 싶고 권위를 얻고 싶은 먹물들의 나쁜 버릇 때문일 것이다. '나'란 말이 이상해 보이는 건 편견일 뿐이다. 글을 쓸 때 '나' 대신 '필자'란 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대화할 때도 '나' 대신 '화자'란 말을 써야 하지 않나.

6. 얼마 전에 교촌에 치킨을 시키면서 "골드윙 반 레드윙 반 갖다 주세요." 하자, 전화를 받던 아주머니가 "그럴까요?"라고 답했다. 마치 나와 치킨 상담을 하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빵 터질 뻔했지만 잘 참아냈다.

7. 요즘 나이를 먹었다고 느끼는 게, 갈수록 팥 호빵이 좋아진다. 옛날엔 무조건 야채 호빵이었는데.

8. 팔도 '일품짜장'을 주변에 알려주고 고맙단 인사를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번엔 농심 '생생야끼우동'을 적극 추천한다. 내가 원래 농심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생생야끼우동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생생우동'의 자매품으로 일본식 볶음우동이다. '데리야끼맛'과 '화끈한맛'이 있는데 데리야끼맛이 맛있다. 면발도 탱탱하고 면발 위에 뿌려 먹는 가쓰오부시의 군무가 어찌나 생동감이 넘치는지 조카가 그걸 보고는 이거 살아있는 거냐고 물었을 정도. 파는 곳이 얼마 없어서 많이 알려지지 못했는데 롯데마트 정도에서만 팔고 있다. 난 지마켓에서 주문해 먹는다.-_-

9. 대선 전에 표창원 교수가 한참 폭주할 때 엠팍의 한 불페너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표창원 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도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보수로 출연한다는 글을 썼다. 그러자 수많은 불페너들이 그를 사적인 이익을 포기한 의인처럼 칭송하기 시작했는데, 이럴 때는 방송국과 제작진을 까는 게 먼저 아닌가. (저 말이 사실이라면) 표창원 교수나 경기대 이수정 교수처럼 거의 매주 출연하다시피 하는 사람에게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에 대해 아무도 문제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10. 최근에 본, 기억나는 사람 셋. 1) 버스 안에서 아주 큰 목소리로 나이트 가서 부킹한 얘기를 하던 한 아주머니. 누군가와 전화 통화로 그날 영 망쳤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남자가 2차를 가자고 했지만 돈이 없어보여서 따라나서지 않았단다. 하- 자기 가치를 높일 줄 아는 여자.  2) 한 빵집에서 만난 할아버지. 내 옆옆 탁자에 앉아있었는데 목소리가 저음의 목욕탕 목소리라 낮고 또렷하게 내 귀까지 이야기가 전달됐다. 대선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아주 흡족하게 선거 결과에 대해 맞은편의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근데 이 할아버지가 대단한 게, 70대 정도로 보였음에도 인터넷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아주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심지어 조국, 공지영의 트위터 얘기까지 하며 걔들은 안 될 수밖에 없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공지영 욕할 때는 나도 끼어서 같이 하고 싶었지만.-_- 어디서 교육을 받은 건지, 스스로 인터넷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건 거의 노년일베충 수준이었다. 3) 얼마 전에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이른바 '강남 성괴'라고 불리는 얼굴을 실제로 봤다. 매번 사진으로만 보던 얼굴을 실제로 보니 좀 뜨악했다. 오싹하기까지. 본인이 만족하면 그만이겠지만, 비싼 돈 들여서 그렇게 복제품 같은 얼굴이 나오면 진짜 속상할 것 같다.

11.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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