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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2. 9. 1. 08:30
1. 알고 있는 홍대 미식가가 몇 명 있는데 서정민갑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얼마 전에 '빵꾸반점'에서 짬뽕을 먹고 와서는 빵꾸반점이 '초마'보다 낫다는 얘기를 해서 믿고 한 번 가봤다. 가는 길이 왠지 익숙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예전에 한 번 가봤던 곳. 그때는 맛이 '쏘쏘'였는데 그동안 맛이 바뀌었나 싶어 짬뽕과 탕수육을 시켜 먹어봤지만 여전히 쏘쏘였다. 빵꾸반점 문을 나서면서 미식가 명단에서 서정민갑이란 이름을 지워버렸다. 앞으론 벨로주 님만 믿고 가자.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은 초마가 짱이다. 서정민갑은 짱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좋음.

2. 서정민갑 씨는 정말 SNS를 열심히 하는 사람.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블로그 모두 열심히 한다. 싸이월드 뜰 때 알았다면 그때도 능히 도토리 왕자가 됐을 듯. 그래서 나에게 SNS는 '서정민갑 네트워크 서비스'의 약자다.

3. 방송국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이번에도 출연료 문제를 모질게 말하지 못했다. 연락을 받고는 처음에 출연료 얘기를 꺼내면서 단순히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자신들은 외주 제작이라 예산이 넉넉지 못하다면서 한 번만 해달라고 사정을 하는 바람에 또 맘이 약해져서 승낙을 해버렸다. 가는 길엔 약속 시간에 늦을까봐 택시까지 탔다.-_- 내 시간 쓰고 내 돈 쓰고 이게 대체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출연료 문제에 있어서 가장 깔끔했던 곳은 지상파 방송국들도 아니고 아리랑TV였다. 출연료 문제부터 장소 섭외까지, 아리랑TV처럼만 깔끔하게 해주면 참 좋을 텐데. 다음부터는 정말 단호해져야겠다.

4. 인디 음악 주로 듣는 사람들에게 '인(디)부심'이란 말을 자주 쓰는데, 내 경험으로는 ㅂ아무개 가수, ㅈ아무개 밴드, 이런 음악가들의 팬들이 더 심한 것 같다. 남들과 다른 걸 듣는다는 자부심. "난 TV에 나오는 음악 따윈 안 듣는다고!" 관련 음악가의 글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그게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꼴값.

5. 2000년부터 다녔던 청요리집 '승리원'이 '셰프 차이나'로 이름을 바꿨다. 가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다. 이 미친 '영어 꼴값'. 정말이지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 요즘 가장 듣기 싫은 말 -> 셰프, 멘토.

6. 얼마 전에 어느 게시판에서 "요즘 한국 문단은 죽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이문열과 공지영 정돈데 요즘은 눈에 띄는 작가가 안 나오는 것 같다"는 글을 봤다. 이문열이야 그렇다 치고 대체 공지영의 어떤 글을 읽었기에 그 글을 읽으면서 한국 문단이 살아있음을 느꼈을까. 요즘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난 공지영만큼 비문을 많이 쓰는 소설가를 본 적이 없다.

7. 김찬우가 농촌 드라마에 출연하는 걸 보니 한 시대가 가는 게 실감이 나 좀 서글퍼졌다. 우희진도 나오고 박형준도 나온다. 항상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 친구로 나오던 박형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김찬우 따라 농촌까지 내려갔구나.

8. 밤에 홍대에 있다 보면 '밤과 음악 사이'에 사람들이 잔뜩 줄 서 있는 걸 보게 된다. 몇 년 전에 갔을 때는 '곱창전골'의 마이너 짝퉁 같은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아예 콘셉트를 바꿔서 1990년대 가요만 튼다고 한다. 어쩐지 내가 마지막으로 갔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나오고 그러더니 이미 그때부터 바뀐 건 같다. 얘길 들어보니 30~40대 직장인들이 거기서 노래 들으면서 춤춘다고 한다. 전에 갔을 때도 별로 맘에 들진 않았는데, 막 춤추고 그런다니까 더 가고 싶지 않다. 음악은 곱창전골이 짱이다. 곱창전골에서 열기들의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과 김학래의 <하늘이여>를 들어봐야 그 맛을 알지. 사실, 곱창전골도 옮기기 전이 더 아늑하니 좋았다. 언제나 자리가 부족해 문제였지만.

9. 불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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