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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2. 8. 7. 14:23
1. 어제 체조 보면서 다들 내 생각 한 번씩은 했겠지? 하지만 난 그 시간에 잤음.

2. 내가 원래 카페에서 일 잘 안 하는 사람인데, 너무 더워서 지난 주부터 동네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뭐, 조용하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고 좋다(원고에 대한 집중이 아닌 게 함정). 이 얘기를 듣고는 한 명은 뉴요커냐고 했고 한 명은 파리지앵이냐고 했다. 하지만 이곳은, 탄자니아 핸드드립 커피를 권하는 바리스타의 자존심 따위 무시한 채 아주머니들 마실 나와서 오미자차 마시는 인천 남동구, 노동자들의 도시.

3. 대체 1994년의 여름이 어땠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1994년 타령을 하는 거지. 더위 엄청 타고 여름을 끔찍이 싫어하는 난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4. 원년 엘지 팬인 벨로주님과 가장 마음고생이 적었을 야구 팀 팬은 누구일까에 대해 얘기하다가 해태(기아) 팬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금 좀 시원찮아도 그렇게 우승을 많이 했는데 뭘. 비밀번호 찍을 때의 롯데 팬이나 지금의 엘지 팬이 아닌 것만으로도 난 행복하다. 그래도 1995년 우승하기 전까지 1990년대 초중반은 나도 정말 마음고생 심했다. 주변에 오비(두산) 팬은 한 명도 없고, 오비는 만날 엘지한테 발리고.ㅠ 김상진은 이상훈이랑만 붙으면 항상 한 끗 차이로 지고. 결론은 김동주 짱. 김동주가 들어오면서부터 오비와 엘지의 역사가 바뀌기 시작했다.

5. 운동선수들 별명만큼 유치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대부분 이름에서 따온 별명들. 황선홍-황새, 홍명보-흥보, 유상철-유비, 이렇게 더 이상 적기가 두려운 별명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팬들이 별명을 짓기 시작하면서 빵빵 터지는 별명들이 많이 생겼다. 특히 부정적인 의미일 때 더욱. 한화 추승우의 별명은 추신수의 '추추 트레인'에서 따온 '추추 트렉터'. 아주 가끔 팀 동료인 이양기(이앙기)와 함께 터지는 날엔 팬들이 '농업 혁명의 날'이라고 부른다. 가장 좋아하는 별명을 가진 선수는 엘지의 서동욱. 타석에 서서 멀뚱히 루킹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서수아비, 서봇대라고 불린다. 어감이 정말 맘에 든다. 두산하고 할 때는 계속 서수아비였으면 좋겠다.-_-

6. 사람들이 정규재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속상하다. 사람들이 토론 프로그램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규재 형이 지금보다 더 많은 욕을 먹을 수 있을 텐데. 별로 아는 사람 없이 혼자 욕하려니 외롭다.

7. 얼마 전에 우연히 홍대 롯데시네마 건물에서 파파이스를 발견했다. 매장이 점점 없어지는 것에 속상해하고 있던 차에 정말 집 나간 자식을 발견한 것처럼 반가워했다. 며칠 뒤에 시간이 촉박했지만 일행을 선동해서 파파이스를 먹으러 갔다. 햄버거 맛은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 같기도 했지만 그 두툼한 감자 튀김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 KFC 꺼져! 얼마 전에도 중간에 시간이 떠서 혼자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보고 파파이스 세트 먹고 왔다. 아, 몸에 안 좋은 파파이스 감자 튀김 만 원어치 주문해서 잔뜩 먹고 싶다.

8. 친구가 이번에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간다고 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러시아 거쳐서 북구라파를 돌고 올 예정이라 한다. 700만 원 들고 간다고 하는데 중간에 개거지 돼서 돌아올 거라고 말해줬다. 아이슬란드 숲속에 가서 시규어 로스 듣겠다고 하는데 개허세라고 말해줬다. 편의점에서 3천 원짜리 '갸또' 사먹을 때부터 알아봤다. '오!예스'랑 맛이 똑같은데 이름하고 포장지만 좀 고급스럽게 하면 친구처럼 허영기 있는 것들은 알아서 넘어간다! 그래도 마지막은 훈훈하게, 무사히 돌아오길. 내가 이런 사람.

9. 한 모임에서 거기 있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전부 다 최근에 오디오나 시디 재생기에서 시디를 돌려본 지가 몇 년은 된 것 같다고 얘기해서 좀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시디를 안 듣는 세상이라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다. 그 사람들이 음악을 안 듣는 사람들도 아니고 문화적 소양은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사람들인데. 확실히 내가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 돼가는 것 같다. 갖고 싶은 시디가 보이면 반사적으로 침을 흘리고, 오늘도 열 장이 넘는 중고 음반을 산 내가 이상한 사람일 거다. 다른 건 안 바라고 나 죽을 때까지는 꾸준하게 시디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번 주에 퍼플 들러야지!

10. 가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와 '똑바로 살아라'를 비교하는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 결국 '취향 차이'로 귀결되곤 하지만, 나에겐 '똑살'이 짱이다. 이것만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 '웬그막'에 노구라는 희대의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캐릭터나 극의 완성도는 '똑살'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레전드급 에피소드도 '똑살'에 더 많았고. '똑살'은 김병욱 시트콤의 완성이자 정점이었고, 그래서 그 뒤에 그가 만든 '하이킥' 시리즈는 좀 실망스러워서 더 이상 찾아보지를 않았다. 요즘에 새벽에 케이블 TV에서 '똑살'과 '웬그막'을 해주는데 볼 때마다 두 작품은 정말 레전드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비가 와도 안 된다. 내가 앎.

11. 오빠,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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