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농담

소소

시옷_ 2012. 7. 12. 10:22
1. 얼마 전에 뒷산엘 오르면서 오랜만에 듀스의 앨범을 들었는데, <무제>가 나올 때 "히비리 디비리 히비리 디비리 힙합"을 비롯해 온갖 더블링 부분을 다 따라하는 나를 발견했다. 듀스이스히피하파 앤드디비돈스타파! 듀스 팬이었다면 이 정도는 따라해 줘야겠지?

2. 학규 형이 들고 나온 '저녁이 있는 삶'은 진짜 역대급의 슬로건인 것 같다. 요즘 대선 후보들 행보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단순히 슬로건뿐 아니라 공약 같은 것들도 학규 형에게 가장 관심이 간다. 현재로선 진보신당이 대선후보를 낼 수 없을 것 같은데ㅠ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할 것 같다. 통진당을 찍느니 차라리 민주당을 찍는 게 낫다. 내가 앎.

3. 두산 베어스 팬이라면 노경은에 대한 애증이 없을 수가 없다. 신인 1차 지명, 3억5천만 원의 계약금. 당연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올해는 다르다!"는 기사가 나오지만 1군 경기에만 등판하면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새가슴 투수. '노(老)망주'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선수였다. 수술 여부를 놓고 구단과도 마찰이 있어 거의 방출 직전까지 갔었고, 자신을 비난하는 팬들과 키배를 벌이다 "카트라이더를 할 시간"이라며 사라지는 담대함을 보여 팬들에게도 단단히 찍혀있었다(이때 생긴 별명이 '노카트', 잠실구장에 '카트라이더가 야구보다 쉬웠어요'라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작년에 프로야구 개막 즈음해서 '한겨레21'에 야구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때도 노경은을 일부러 언급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았다. 작년부터 슬슬 올라오는 것 같더니 올해 완전히 라지에타가 터져버렸다. 스스로 기량보다는 멘탈에 문제가 많았다고 말할 정도로 실력만큼은 의심할 바가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앞으로 '그란도시즌'만 남은 것 같다. 노경은의 성공에 누구보다 기쁘지만, 노경은의 부모님이 가질 기쁨의 크기에는 비할 바가 아닐 거다. 오랜 시간 고생하다 성공하는 운동선수들을 보면 선수보다 부모님이 먼저 생각난다. 축구를 한 사촌 형과 그걸 지켜보며 마음고생하시던 이모·이모부를 어릴 때부터 봐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많이 되는 편이다. 노경은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유망주 소리를 듣던 선수들이 한 번씩은 다 돌아가면서 터졌으면 좋겠다. 설령 1년 반짝이라도 그 선수의 부모님들이 당신의 자식을 자랑스러워할 기회가 한 번쯤은 있기를 바란다.

4. 사람들과 쭈꾸미 요리를 먹으면서 "낙지맛과 쭈꾸미맛이 다르냐?"고 물었다가 쫑코를 먹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다. 워낙 입맛도 6학년 입맛이고, 아무리 비싼 회를 사줘도 초고추장 맛으로 먹는 사람이라.-_- 전에 꽤 고급스런 일식집에서 접대(!)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입에 안 맞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차라리 팔도 해물라면을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밥값으로 시디를 사주고.-_- 그래도 요즘 슬슬 6학년에서 중학생 과정으로 입맛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내가 아메리카노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사람이라고!

5. 가끔 연락하는 사람 가운데 좀 나이 어린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이 친구가 카톡이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 "오오미"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_- 이걸 지적을 해주고 싶은데 괜히 혼자 정색하는 것 같고 뭔가 서로 좀 어색해질 것 같기도 하고 참 애매하다. 어떤 악의를 담아 쓰는 것 같지도 않고 그 말의 어원(?)을 모르고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얘기해줘도 기분 나빠하지는 않겠지?

6. 난 '음악의 신'이 올해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음악의 신'을 보면서 낄낄대다가도 이상민이 저지른 범죄 목록을 떠올리면, 이렇게 마냥 좋아해도 되는 건가 하는 혼돈의 카오스가 온다. 사기도 그렇지만,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이나 불법 대출 알선 같은 범죄는 진짜 악질이지 않나. 본인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그걸 다 믿기에는 뭔가. '음악의 신'은 그냥 김비서만 믿고 가야겠다.-_-

7. 지난 달 'Great Escape Tour'에 갔을 때 버스를 한 대 빌려서 이동했는데 기사 분이 트는 음악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음악과 생태 여행'이 결합된 프로그램이지만 버스에서 나오는 음악만은 기사 분들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카페 음악!'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수가 부르는 <내 마음의 보석상자>와 <내일>을 듣는 기분은 묘했다. 아, 이건 기사 분이나 '카페 음악'에 대한 폄하가 아니다. 그냥 그 상황이 재밌었다는 것. 난 진짜 '카페 음악' 좋아한다. 이 바닥의 甲은 김란영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위일청의 음반. 일청이 형이 부른 <암연> 못 들어봤으면 말을 말어. USB 안전하게 제거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일청이 형의 <암연>을 듣자.

8. 8월에 또 한 번 제주를 갈 것 같은데,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탈출자들 버스에 동승하지 않고 승합차를 한 대 빌려서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우리 쪽에서 대여섯 명 정도가 같이 움직일 것 같은데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_- 확정된 건 남자 셋, 여자 둘인데 운전 면허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장롱 면허다(난 후자.-_- 나 같은 경우는 예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면허 안 따면 헤어지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전에 영배 형 인터뷰할 때 하나음악 식구들이 제주에 모여 살면서도 면허증 가진 사람이 없어 그 많은 남자들 가운데서 필순이 누나가 혼자 운전한다는 얘기에 막 웃고 그랬는데 우리가 딱 그 모양.-_- 이런 집단이 또 있을까 싶다.

9. 아마, 나에게 단 한 장의 영화음악을 고르라면 엔니오 모리코네 옹의 그 많은 음반들을 뒤로 하고 조성우의 [봄날은 간다]를 고를 것이다. 영화와 영화음악 모두 좋아한다. 사랑한다. 개인적인 추억도 있고. 심성락 옹이 연주한 <one fine spring day>를 정말 좋아해서 한때 알람 소리로 쓰기도 했는데, 나를 깨우는 <one fine spring day>는 너무 괴로워서 허진호와 조성우가 다 미워질 정도였다. 생각이 짧았다. 좋아하는 음악은 그냥 제 정신일 때 듣자. 그리고 요즘은 알람 없어도 됨. 새벽 5~6시면 막 눈이 떠진다. 대신 밤 9시면 졸리기 시작하는 게 함정. 노인네 다 됐다.-_-

10. 계획이 있는 삶.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