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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2. 5. 29. 10:22
1. 홍보 하나. GET(Great Escape Tour) in JEJU. 음악평론가 박은석,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곰사장, 제주도 부스뮤직 대표 부세현 등 제주 출신의 음악 관계자들이 기획한 '공연+생태여행+강연'의 문화투어이다. 5월에는 델리 스파이스, 눈뜨고 코베인, 바이 바이 배드맨이 함께 했고, 6월에는 크라잉 넛, 게이트플라워즈, 브로큰 발렌타인이 함께 한다. 참여자 가운데 85% 이상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남자들은 이벤트 당첨돼서 온 거라고.-_- 20~30대 전문직 여성들 없으면 한국 음악계 어쩔 뻔; 점점 입소문도 많이 나고 해서 관심이 커진 것 같다. 6월엔 나도 따라갈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해서 살짝 신경이 쓰인다. 이번 공연 뒤풀이 땐 음악가, 관계자, 관객 등이 다 함께 섞여서 새벽까지 술(과 밥)을 먹었다고 하는데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뭐, 일찌감치 빠져나올 것 같긴 하지만….-_-

2. 홍보 둘. 두 번째 열리는 레코드페어. 첫째 날에는 하나음악 특별전과 함께 공연도 계획되어 있다. 저녁에 일이 있어서 공연을 보진 못하겠지만 오후에는 들러서 이것저것 볼 참이다. 동익이 형의 [동경]이 300장 한정 LP로 다시 나오고, 동진이 형의 1집부터 4집까지 음반도 이날 세트로 판매될 예정이라 한다.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니 부지런히 발품 팔면 구할 수 있을 듯. 얼마나 살 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은 음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3. 야구 보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꼬박 3~4시간을 투자해야지, 그러다 경기라도 지면 멘붕 오지, 기분 잡치지. 게다가 날마다 그 짓을 매번 반복해야 하니. 이러면서도 못 끊으니 더 문제다. 곰탱이 새끼들 야구 못해서 이런 말하는 건 아님.-_- 이러고서 오늘 또 TV 앞에 앉아있겠지. 팔자다, 팔자.

4. 문화방송 파업을 보면서 생각난 사람이 있다. 성경환 전 아나운서. 검색을 해보니 퇴사를 하고 서울시 쪽에서 자리를 하나 맡은 것 같다. 그 유명한 1992년 파업 때 가장 주도적으로 나섰던 사람이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손석희나 백지연이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았지만 파업을 이끌었던 건 강성의 성경환 아나운서였다. 그때의 인상적인 활약(?) 때문이었는지 그 뒤로 성경환은 나에게 가장 신뢰가 가는 아나운서가 됐다. 내가 그 일원이 되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난 앞에 나서는 건 죽어도 못할 것 같고, 그냥 뒤에서 오래갈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환이나 박경추 같은 아나운서들에게 호감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5. 이번 통진당 사태를 보면서, 이정희를 보면서, 정치에서 감성이니 진심이니 진정성이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가 무엇인지 이정희가 진심을 다해 알려주던 그날, 전국위 인터넷 생방을 틀어놓고 잠이 들었는데 이정희 목소리가 확실히 좋긴 좋더라. 귀에 착착 감기면서 아주 잠이 솔솔 오는 게, 설득력 있고 진정성 넘치는 목소리였다. 이참에 '민중의 소리' 심야 디제이로 재기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6.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정희를 좋아했지만,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진보신당을 밟으려던 이중적인 모습 때문에 그를 좋아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깼던 건, "님들, 나 학력고사 수석한 사람임.ㅋㅋㅋ" 이러며 자신을 홍보하고 다녔던 것. 진보정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학력을 자랑하고 거기에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게 나로선 좀 놀라웠다. 이게 학력 기재를 거부한 진보신당과 통진당의 차이인지 모른다.

7. 가끔씩 업계 사람들마저 '싱글 앨범'이니 'EP 앨범'이니 말을 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앨범'이란 말 자체에 'Full-Length' 음반이란 뜻이 포함돼 있는 거기 때문에 '싱글 앨범'이란 말은 모순이다. 요즘 보도자료나 음악가 소개에 이런 잘못된 표현이 너무 많이 보여서 괜히 잘난 척 한 번 해봤다.-_-

8. 군대에서 짬밥이 안 될 때 제일 먹고 싶은 게 라면이었다. 선임들이 신라면 뽀글이를 먹는 걸 보면 어찌나 먹고 싶던지. 겨울에 새벽 경계근무를 서고 오면 같이 보초를 섰던 선임들이 자신들 걸 가끔 나눠주곤 했지만 양이 차지 않았다. 난 한 봉지를 다 먹고 싶었다고! 그러다가 일병 때였나 목포 출신의 김아무개 병장이 내 몫까지 라면 두 개를 가져와서 처음으로 온전하게 한 봉지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날 새벽의 감격은 잊을 수가 없다. 그때 '나도 후임들에게 라면 한 봉지씩은 줄 수 있는 대인배 고참이 돼야지!'라고 다짐했다. 짬이 올라가고, 나와 친했던 석 달 위 고참이 PX병이 되고, 또 나와 동갑이(고 나보다 입대는 한참 늦)었던 선임하사와 친해지면서, 둘을 통해 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신라면을 먹을 때 새우탕면을 박스채로 교회에 짱박아놓고 먹었다. 소설 <이해의 선물>에서 위그든 씨에게 감동받았던 주인공이 커서 아이들에게 인심을 베푸는 것처럼, 김아무개 병장에게 감동받았던 나도 병장이 되어 새우탕면만은 후하게 쐈다. 어제 점심으로 새우탕면 먹다가 생각난 옛날이야기.-_-

9. 냉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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