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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08. 9. 28. 16:42

1. 새벽에 자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서 잠이 깼다. 잠결에 '이게 뭐야?' 하면서 귀신 소린가 하고 막 놀라서 허둥지둥했는데, 알고 봤더니…. 가방에 보이스 레코더가 들어있었는데 내가 잠결에 막 뒹굴다가 가방 안에 있던 보이스 레코드 재생 버튼을 머리로 누른 거였다. 얼마 전에 일 때문에 녹음한 인터뷰가 그대로 흘러나오는데 새벽에 그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내가 원래 잠을 되게 곱게 자는 편인데.-_-

2. 도련님과 얘기를 하다가 '이명박과 이동관 가운데 누가 더 호감형이냐?' 하는 질문을 앞에 두고 정말 한참을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래도 그나마 동관이 형이 낫지 않냐?, 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이건 정말 예전에 야갤에서 유행했던 '김태희와 1년 동거 후 군 입대 vs 군대 면제'라는 강력한 떡밥만큼이나 고르기 어려운 문제다. 하- 진짜 생각할수록 난감하네.

3. 얼마 전에 듀게에서 좋은 인터뷰 글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대부분 지승호의 책을 추천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 난 정말 단 한 번도 지승호가 인터뷰를 잘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승호 말고 그 밑에 댓글들 가운데 소수가 권했던 김혜리가 더 낫다는 생각이고, 인터뷰 스킬만으로는 김어준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비록 '황구라의 난' 때 병맛이 되긴 했지만). 지승호의 인터뷰 책은 대부분 읽어봤지만 거기서 어떤 깊이 같은 걸 느껴본 적은 없다.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냥 그것뿐이다. 대부분 예전 기사들을 잔뜩 찾아 와서는 "예전에 이런 말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떠냐?" 거의 대부분 이런 식이다. 그 글에 달린 지승호 찬양 댓글 릴레이에 의아해하다가 거의 마지막에 나와 비슷한 생각의 댓글을 보고는 반가워했다. 듀게 식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지승호의 인터뷰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뿐인가요?

4. 요즘 개콘의 에이스는 단연코 '뜬금뉴스'의 안상태 특파원이다. 이건 누구에게도 양보할 마음이 없다. '어색극단'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서 '뜬금뉴스'에 합류했는데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지난 주 아파트 화재 현장도 아주 대박이었다. "여기는 지금 불이 난 아파트 현장입니다. 5층에서 시작된 불이 바람을 타고 10층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인데… 난~ 11층 살고 있고, 어제 이사 왔을 뿐이고! 가구 다 새 거고, 나전칠기고!" 파일 받아서 심심할 때마다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웃기다.ㄲㄲㄲ

5. 요즘 어쩌다 보니 여성 패션지(?)들에 조각글 몇 개를 주게 됐는데, 확실히 그쪽 업계(?)가 독특한 문화 기사를 잘 기획한다. 전부터 GQ 음악 피처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확실히 감각이 있다. 반면에 음악 전문(?) 미디어들은 좀 진부한 구석이 있다. 우리라고 예외는 아니고.-_- 지금 부산에서 소심증과 싸우고 있는 그 친구만 잘 설득할 수 있다면 정말 재기 발랄한 기획들을 막 만들어낼 수 있을 텐데. 그런 재능과 필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이상 글을 안 쓰려고 한다는 게 이 바닥의 가장 큰 불행이다.

6. 최근에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단어가 '타자'란 단어다. 몇 년 전까진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아주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뭐, 쓰는 거야 내가 뭐라 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냥 다른 이들, 다른 사람들, 이라고 써도 될 문장에 굳이 타자라는 말을 구겨 넣는 사람들을 보면 좀 우습다는 생각도 든다. 타자라고 쓰면 인텔리 대접받는 건가?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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