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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메탈神 알현 후기

시옷_ 2008. 9.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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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 전에 우연히 만난 도프뮤직 김윤중 씨에게 "오늘 무슨 동창회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확실히 머리 길고 문신한 형들이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띄었다. 기자나 평론가들도 많이 보였고. 내 앞에는 백두산 현상이 형과 도균이 형이, 옆에는 배철수 아저씨가 앉아있었는데 현상이 형의 분홍색이었나, 아무튼 꽃무늬 간지자켓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도균이 형은 꼿꼿한 자세로 기타리스트들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아, 역시 졸라 잘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을지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능'이라는 생각을 했을지는 당연히 도균이 형만이 알 수 있는 거고.-_- 백두산 새 앨범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2. 사실 그렇게 공연을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공짜로 표가 생겨도 그렇게 자주 가지는 않는데,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1시간 넘게 보다 보면 좀 지루해져서 그렇다. 나는 그냥 공연 시작 바로 전에 그 설레는 분위기가 가장 좋고, 뮤지션이 딱 등장했을 때 와- 하고 터져 나오는 그 함성이 좋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좀 시큰둥한 편이다.-_- 그런데 어제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핼포드 옹이 강철샤우팅 질러주시고, 팁튼과 다우닝 옹이 솔로 막 달려주시는데, 정말 공연 내내 박진감의 연속이었다. 핼포드 옹의 목소리가 맛이 갔다는 우려는 어제부로 바이바이. 에코빨이 좀 강하긴 했지만 그 나이에 그 정도 보컬은 그야말로 노익장! 올해 나온 [노스트라다무스] 앨범을 그렇게 좋게 듣지를 못해서(사실 한 번 듣고 말았음), [노스트라다무스] 곡들을 연주할 때만 좀 지루했다.

3. 공연은 당연히 훌륭했다. 사운드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priest... live!]부터 해서 꽤 많은 수의 부틀렉 라이브 앨범을 들어왔지만 확실히 진짜배기 라이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마 한동안은 주다스 형들의 라이브 앨범들은 못 들을 것 같다. 듣다 보면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그리고 선곡도 나름 괜찮았다. <breaking the law>부터 해서 <painkiller>, <electric eye>, <metal gods>, <hell bent for leather>, <sinner> 등 할만한 곡들은 다 연주해준 것 같다. 원래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 셋리스트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있어서 사람들은 <before the dawn>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결국 그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ram it down>을 불러주길 바랬지만 그 노래는 원체 라이브에서 잘 하지 않는 곡이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breaking the law>와 <painkiller>, <sinner>를 연주할 때. <breaking the law> 시작할 땐 살짝 소름이 돋았고, <painkiller>에서 아저씨들 떼창은 정말 ㄷㄷㄷ. <breaking the law>와 <hell bent for leather>는 떼창의 교과서.

4. 올림픽 공원은 정말 언제 가도 좋다. 공연 끝나고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몽촌토성역까지 서나서나 걸어왔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참 좋았다. 전에 풍납동 살 때는 이런 공원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잘 알지 못했는데 밤공기에 둘러싸인 공원을 걷다 보니 이 동네 주민들이 무척이나 부러워졌다. 옛날에 낮에 나무 그늘 벤치에서 책 읽는 재미도 아주 쏠쏠했었는데 밤공원의 운치도 아주 좋았다. 이런 끝내주는 공원이 있으니 땅값이 비쌀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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