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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1. 3. 8. 16:30

1. 경축. [짝패]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이대로만 가면 운경이 형의 다른 작품들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제가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바뀌는 날이어서 좀 혼란스러웠고, 또 성인들 연기가 더 어색하다는 얘기도 있긴 한데, 운경이 형이 탄탄히 이야기를 쌓아갈 거라고 믿는다. 중심 이야기에 곁들여진 깨알 같은 잔재미들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형진도 나오기 시작했고, 내가 좋아하는 정찬도 곧 출연할 거라고 하던데, 우왕.

2. 미드 보다보면 가장 자주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컴온~"이다. 내가 자주 쓰는 "제발 좀", 경상도 말로 하자면 "쫌!" 정도 될 것 같다. 뉘앙스가 재미있어서 세상의 모든 짜증과 답답함을 담은 억양으로 요즘 주위 사람들에게 밀고 있다. [와이어]를 본 이상 이제 볼티모어 흑형들은 마이 브로.

3. 요즘 브릿팝 음악들을 많이 듣다 보니, 그 음악들을 주력으로 하던 음반 사이트 시디팝스도 생각났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음악 마니아 몇이서 향음악사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던 온라인 음반점이었다. 이후 자연스레 향음악사가 인수하면서 지금의 향뮤직닷컴이 만들어졌다. 시디팝스가 인상적이었던 건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라는 단순한 디자인 때문이었다. 글씨와 이미지 외에는 온통 하얀 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그런 단순한 디자인을 워낙 좋아해서.-_- 시디팝스에 올라온 모르는 음반들을 찾아보고, 향음악사에서 2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그랜대디의 앨범을 사고, [kid a]의 발매 소식에 설레기도 하고, GYBE의 가격을 보고는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던 그때가 그리워질 때가 종종 있다.

4. 더불어, 음악창고의 콘텐츠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정말 엄청난 데이터베이스였는데. 독자 리뷰가 가장 좋았고, 올뮤직을 거의 그대로 번역한 듯한 아티스트들 바이오그래피도 아주 요긴했다. 그 많은 자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니!

5. 한국에서 교복화된 노스페이스 점퍼에 이어서 이제 뉴발란스가 교화가 되고 있는 듯하다. 뉴발란스 운동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우려스럽다.-_- 내가 동대문에서 짝퉁인 뉴발렌시아가까지 사서 신었던 사람인데, 요즘 중고딩들이 하도 많이 신고 다니다 보니 "애들이 신는 신발을 왜 그렇게 신고 다니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하- 이것 참. 뉴발란스가 얼마나 편한데. 겨자색 뉴발란스 다시 사고 싶다.

6. 요즘 들은 말 가운데 가장 웃겼던 말. "앱등이 죽으면 속에서 잡가시 나온다." 아이고.ㅋㅋㅋㅋ

7. [오래된 미래]가 녹색평론사에서 중앙북스로 출판사를 바꿔 양장본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양장본 책을 원래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오래된 미래]에 양장본이라니, 당체 어울리지가 않는다. 나에겐 푸석거리는 재생지로 만든 [오래된 미래]가 짱이다.

8. 시사 주간지 시장에서 [시사인]이 [한겨레21]을 많이 쫓아왔다고 한다. [시사인]을 매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요즘 자주 읽은 입장에서 보면 기사의 양으로나 질로나 [한겨레21]이 월등히 낫다고 본다. 특히 기획 기사는 넘사벽. 처음 [시사인]을 읽었을 때는 ([한겨레21]에 비해) 너무 커보이는 글씨 크기와 엉성한 편집 디자인 때문에 약간 놀라기까지 했었다. 그렇다고 기사의 질이 딱히 좋은 것 같지도 않고. 예전 [시사저널] 독자들의 충성도라거나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한다거나 하는, 뭔가 매력이 있을 텐데 나로서는 어떤 점이 좋은지 딱히 알지를 못하겠다(덜 좌빨스러워서?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오히려 글씨 큰 게 가독성이 좋아서?). 단순하게 이미지가 좋게 받아들여지는 걸 수도 있겠지만…. 이미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무개 기자 때문에 [시사인]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점점 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_-

9. 네이트 '판'에 대해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지인이 링크를 걸어줘서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 링크 걸어 준 글을 보면서 '판'의 성격을 대충 알게 됐다. 그 이후로 가본 적은 거의 없고 다른 커뮤니티들에서 '펌글' 형태로 자주 보게 되는데, 어떤 개인 간에 발생한 일에 대해서(특히 연애 문제)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함께 감정이입을 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해 보였다. 무엇보다 공적인 비리를 폭로하는 글이 아닌, 개인 신상이 드러날 수 있는 사적인 일을 무슨 큰 정의라도 집행하는 양 행동하는 사람들이 영 불편했다. 사람 간의 문제에서 한쪽의 얘기만 듣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10. 빨리 야구 보고 싶다. 현기증 날 것 같아. 풍기 형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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