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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1. 2. 17. 23:35

1.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초대 이벤트. 아직까지는 여유가 좀 있다.

2. 엠팍에서 시카고 컵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가 순종2년(1908년)이라는 글을 봤다. 하- 꼴데 팬들은 감히 댈 게 아니구나. 시카고 사는 노인들이 조계사 스님들보다 사리가 더 많을 듯. 컵스 팬들로서는 두고두고 2003년이 아쉬울 텐데, 순종2년이란 말을 들으니 시카고 시민들이 돌아가면서 바트만을 빠따 돌렸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3. 치킨을 안 먹고 있다. 1월 초부터 안 먹었으니 한 달은 훌쩍 넘긴 셈이다. 완전히 안 먹겠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밖에서 사람들이랑 먹어야 할 때는 먹되 내가 자발적으로 시켜 먹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데는 이번 구제역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처음으로 '인간이 벌을 받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부터도 그렇고, 정말 큰 벌을 받을 것 같다.

4. 작년 말부터 계속 녹색평론사 책들을 읽고 있다.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영향으로 요즘 가장 크게(?) 실천하고 있는 건 비누나 바디 클렌저를 쓰지 않고 샤워하는 것이다. '10분 샤워'라고도 하는 모양인데, 공효진이 최근에 낸 환경 에세이 [공책]에도 이 내용이 나와 있다. 공효진 자신도 물만으로 샤워를 한다고 밝혔는데, (나 같은) 건성 피부에는 오히려 이게 더 좋다고 한다. 일단 나부터 만족스럽고, 또 냄새 난다고 하는 사람도 없으니 물도 절약하고 환경도 아끼고 이래저래 좋은 일이다.

5. [신갈나무 투쟁기]는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감동을 주었던 생태학자 차윤정은 그 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이라는 긴 직함의 주인이 됐다. 이럴 때면 언제나 당혹스러워진다. 그저 완장질에 눈이 먼 사람으로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는 신념으로 가득 차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게 설령 잘못된 판단이라 하더라도, 학자의 양심을 걸고 정말 옳다는 신념으로 일을 하는 거라면 그걸 마냥 비난하기는 망설여진다.

6. 그래미 시상식 중계에서 임선생님. 예상된 결과가 나오면 역시 그래미다운 선택이라고 하고,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그래미니까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하니, 이건 뭐, "역으로 가네요"의 하일성을 뺨치는구나.

7. 운경이 형의 새 작품 [짝패]가 지난 주부터 시작했다. 일단 운경이 형 작품이니까 무조건 봐줘야 하는 거고, 또 천정명도 좋아하니까 챙겨볼 생각이다. 사실, 2000년대의 흐름과 운경이 형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고, 이번 드라마마저 실패하면 그대로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 이야기의 탄탄함은 걱정하지 않는다. 무려 [서울의 달]과 [파랑새는 있다]와 [옥이이모]를 썼던 사람에게 그런 걱정을 하는 것 자체가 실례다. 다만 연출과 이야기의 속도가 좀 걱정이 됐었는데 둘 다 모두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운경이 형이 재기해서 혼자 라이벌이라고 의식하고 다니는 이환경 같은 이보다는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수현이 누나가 운경이 형을 좋아한다던데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

8. [서울의 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원래는 한석규와 최민식 대신 유인촌과 김영철이 캐스팅 후보였다. 각자 사정 때문에 둘 다 못하게 돼서 결국 한석규와 최민식으로 낙점됐는데 운경이 형은 그게 못마땅해서 계속 삐져있었다고. 하지만 4회 정도 찍을 때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그 뒤부터는 반성의 뜻으로 캐스팅에는 신경 안 쓰고 그저 피디에게 다 맡긴다고 한다. [서울의 달]은 진짜 캐스팅 돋았다. 한석규, 최민식, 나문희, 채시라, 여운계, 이대근, 남능미, 임현식, 김용건, 백윤식, 송경철, 홍진희, 윤미라, 박경순, 김해숙, 이미지, 김원희, 김영배, 박남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인물은 제비 김용건, 미술선생 '와탕카' 백윤식, 밴드 마스터(이자 뒤에 일수 장수로 직종을 바꾸는) 송경철이었다. 그 가운데서 역시 최고는 운경이 형의 페르소나인 경철이 형이었지. "보이스 비 앰비셔스!"

9. 얼마 전에 공덕역에서 어떤 할머니가 한의원 위치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들고 길을 물었다. 내가 원체 착하다 보니 거기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고 한의원이 있는 건물까지 안내해드리고 나오는데, 이거 혹시 어딘가 숨어있던 이경규가 튀어나오는 건 아닌가, 냉장고 대신 하이마트 이런 데로 가서 필요한 거 고르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잠깐 동안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_- 내가 짱이다.

10. 상담원도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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