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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대전 집엘 간다. 일주일 정도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정리를 해놓고 가야 한다. 윤영배의 인터뷰 녹취를 끝냈고, 다른 잡다한 일들도 얼추 다 정리해가고 있다. 내일도 마감할 게 하나 있긴 한데 서교동 회동이 예정돼있어서 귀가 후에 끝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대전 집에는 이제 늙으신 부모님 내외만 계시기 때문에 컴퓨터도 없고 오디오도 없다. 나도 넷북이나 스마트폰 같은 것에는 그리 큰 관심이 없어서 대전 집에 갈 때면 항상 책 몇 권과 시디 열 장 정도를 챙겨간다. 스물 몇 살 때 사서 아직까지 쓰고 있는 파나소닉 휴대용 시디 재생기에 대형마트에서 산 만 원짜리 스피커를 연결해서 음악을 듣는다. 그렇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듣다가 좀 지겨워지면 동네를 서나서나 걷는다. 부모님이 계시는 노은지구가 조용하기도 하고 맘에 들어서 아예 여기로 내려와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대전엘 갈 때면 빼놓지 않고 챙기는 시디들이 몇 있는데 요즘은 빌 에반스의 [you must believe in spring]과 본 이버의 [for emma, forever ago]가 특히 그렇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고향손짜장 짬뽕을 먹고 오겠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