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clear - 절벽에서

조선 록/메탈 음반들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가장 독특한 느낌을 받은 음반 가운데 하나다. 3인조로 구성돼있고, 세 명의 멤버 모두 이 앨범 외에는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다. 1993년에 나온 음반답게(?) 사운드가 다소 가볍긴 하지만 리프와 솔로는 귀에 잘 감기고 곡의 구성도 짜임새 있다. 무엇보다 다분히 냉소적인 소재의 (한국말) 가사쓰기가 인상적이다. 이 곡을 비롯해 <악몽>, <묵시록>, <슬픈 음악인> 등 대부분의 노래들이 그렇다. 방송용으로 만든 듯한 <장미>에서마저 이들의 뒤틀린 정서는 변함이 없다. 이런 면이 다른 밴드들과 변별점을 만들어내는 부분이다. 좀 더 어둡고 무거운 사운드로 만들어졌다면 이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이 보다 더 선명하고 뚜렷하게 전달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