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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이사

시옷_ 2008. 8. 31. 10:35

1. 이사를 했다. 좀 짧게 지낼 것 같긴 하지만 어쨌거나 인천으로. 내년 서울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가을/겨울쯤에 하려고 하는 일이 잘 풀려야 한다.

2.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달리기인 줄 알았는데, 이사를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니 짐을 쌌다 풀었다 하는 그 과정을 제일 싫어하는 것 같다. 왠지 마음이 불안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군에 있을 때도 준비태세가 걸리면 (가끔씩은 방독면까지 쓰고) 군장부터 해서 포탄, 화학박스 등을 다 전차로 옮겨야 했는데 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_- 평소엔 실실대고 농담따먹기나 하고 지내다가 비상 걸린다는 말이 나오면 짜증스러워서 준비태세 하루 정도 앞두고는 별로 말도 안 하고 지냈던 것 같다. 나에겐 그날이 마법에 걸린 날이었다.-_-

3. 이사를 하면서 내 신경은 온통 시디에만 쏠려있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포장이사할 때 시디를 그대로 둬도 그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하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정말로 손 하나 까딱 안 했다.-_- 내가 좀 도와주려고 하면 나중에 풀 때 헷갈린다고 건드리지 말라고 하고. 물론 시디 하나하나의 위치까지는 다 맞추지 못해서 내가 따로 정리를 해야 하는데, 휴- 이걸 언제 다 하나 싶다.-_-

4. 3-40대 아저씨 두 명, 40대 아주머니 한 명, 50대 아저씨 한 명, 이렇게 4명이 한 팀인 거 같던데 50대 아저씨는 이 일을 처음 시작하는 건지 일이 영 서툴렀다. 일 하는 내내 다른 아저씨 둘이 그 아저씨를 구박하고 쫑코를 줘서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 근데 (특히) 힘 써야하는 일을 할 때 한 명이 계속 거치적거리면 짜증이 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착한 척 하는 나도 위에서 얘기한 준비태세 때는 어리버리한 애들한테 욕하고 구박했는데 뭐.-_-

5. 이사하는 걸 보니 일이 정말 고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 걸 보니. 91만 원을 줬는데, 한 명에게 얼마 정도가 떨어지는지 잘 모르겠다. 최소 15만 원 이상은 받아야 합당한 노동의 대가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로 줄 것 같지가 않다. 내가 책상머리에 앉아서 잠깐 끼적대고 그 이상의 돈을 받는다는 게 괜히 미안해졌다.

6. 교통편은 시흥 살 때보다 더 안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삼화고속을 알아보니 다행히 비슷한 근처에는 내리는 것 같아 급방긋하고 있는 중이다. 나머지는 여기가 신도시 지구라 아직 제대로 다 갖춰지질 않아서 좀 불편한 상태. 사랑하는 파파존스 피자가 있나 찾아봤는데 미스터 피자만 있다(파파존스는 대체 무슨 깡으로 이렇게 지점을 안 늘리는 거지?). 인천 야구장이 가까이 있어서 곰탱이들 경기하러 올 때 가끔씩 보러 갈 참이다.

7. 어쨌거나 나는 이제 인천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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