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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10. 3. 13. 11:45

1. 절판됐던 김규항의 책 'B급 좌파'가 다시 나왔다. 이 책을 냈을 때보다 김규항은 더 유명해졌고, 그만큼 많이 까이기도 하고 있지만(특히 노(유)빠들에게), 기본적으로 난 아직 그를 신뢰하고 지지를 보내는 입장이다. 최소한 이런 진보꼴통(?)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을 모두 떠나 'B급 좌파'의 몇몇 글들은 그 당시 나의 가슴을 정말 뜨겁게 만들었다.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2. 오랜만에 UP의 <뿌요뿌요>를 듣다가 작곡가 장용진 생각이 났다. 장용진은 <뿌요뿌요>뿐 아니라 UP의 <바다>, H.O.T의 <캔디>, <행복> 등의 노래를 만든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갖고 있던 작곡가였다. <뿌요뿌요>는 정말 개명곡 아닌가. 자신의 형과 함께 동자란 이름의 팀을 만들어서 무척 기대를 했었는데 이후 급격하게 '아오안'됐다. 요즘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 같은 트렌디한 시대에 <뿌요뿌요> 같은 노래를 다시 들고 나와주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3. 케이블 채널에서 '모래시계'를 재방송해줬다. 볼 때마다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김종학, 송지나,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 모두의 리즈 시절이었다. 제일 좋아하는 씬은 최민수가 삼청교육대에서 나와서 다시 조직을 재건하는 장면. 그때 잠깐 손현주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삼청교육대에서 만났던 조직 보스의 동생으로 나온다. 삼청교육대에서 죽은 형을 대신해 조직을 이끌고 최민수에게 투항하는데, 결론은 현주 형은 진지한 연기도 잘한다는 것.-_-

4. 가끔씩 한시를 읽을 때가 있는데, 읽을 때마다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연수가 한시를 그렇게 좋아한다는데 이 맛에 한시를 읽는가보다. 한시뿐 아니라 옛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뭔가 아릿하면서 참 좋다. 최근에 박제가의 시문집 '정유각집'이 나왔던데 빨리 사서 읽어보고 싶다. 백탑파의 글들은 대부분 다 좋았다.

5. 한국개발연구원 유종일 교수가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한겨레나 여타 진보 매체에서 글을 자주 봐서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전 전북도지사였던 유종근의 동생이라고 한다. 전북은 아직 유종근 전 지사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될 지 흥미롭다. 진짜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3년 뒤에 두고보자는 사람들이 많던데 일단 석 달 뒤 일부터 확실하게 매조지하자.

6. 전에도 한 번 얘기한 거지만, 엘지 팬들의 재박이 형에 대한 애정과 옹호는 정말 불가사의하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빵빵하게 지원을 해줬음에도 3년간 성적은 5-8-7. 그렇다고 리빌딩을 제대로 했나? 그럼에도 재박이 형과의 재계약을 원하고, 또 아직까지도 옹호해주고 있는 엘지 팬들이 많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건 무슨 스톡홀름 증후군도 아니고.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는데도 이렇게 편들어주면서 쉴드쳐주는 걸 보고 있자니, 재박이 형이야말로 진정한 나쁜 남자.

7. 요즘 당구 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요즘 나는 다마수 30에서 50으로 막 올라간 것처럼 당구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케이블에서 쓰리쿠션 경기를 보여주면 채널을 고정한다. 2년 정도 거의 치지 않다가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큐대를 잡았었는데 그게 결정적이었다. 나와 함께 당구를 치는 흑석동 당구포럼의 주 회원은 3명인데 각각 200-120(나)-100을 치고 있다. 근데 이건 무슨 한 게임 칠 때마다 너무 짜네, 다마수를 올려야하네, 이래가면서 다마수를 미세조정하고 있다. 당연히 다른 곳에서는 이러면 안 된다. 그냥 우리끼리니까 이러는 거지. 가장 최근 우리끼리 조정한 다마수는 200-130-90이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난주에 2층에 있는 당구장엘 가느라 계단을 올라가는데 당구장에서 들려오는 '딱'하는 당구공 부딪치는 소리에 마음이 설렜다.-_-

8. 요즘 커피를 곧잘 마신다. 예전에는 거의 마시지 않고 가끔씩 캔커피만 마시는 정도였는데 당구장에서 타주는 커피도 넙죽넙죽 잘 마신다. 조지아 캔커피에도 맛이 들려서 편의점에 갈 때마다 사서 마신다. 도련님은 부유한 환경 속에서도 국민캔커피 레쓰비를 고집하는데, 무정규직 노동자인 나는 조지아만을 마신다. 며칠 전에 성시완 씨 인터뷰를 대림미술관에서 했는데 우왕- 거기 자판기 커피 2,000원. 관계자분이 커피와 코코어 두 잔을 계속 뽑아주셔서 마셨는데 돈값 하는 듯? 블랙커피도 예전엔 이걸 왜 마시나 했었는데 요즘은 그 이유를 좀 알 것 같다(물론 즐겨 마시지는 않는다). 이제 술과 담배만 배우면 될 듯?-_-

9. 시완레코드에서 도록(圖錄)을 보내줬다. 음반 커버 디자인을 모은 일종의 화첩이다. 재작년에 열렸던 음반 커버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것 같은데 상당히 멋지구리하다. 도록 안에 있는 음반 커버 디자인을 보고 있자니 왜 사람들이 엘피를 모으는지, 왜 화첩을 갖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3월 말부터 있을 로저 딘 전시회에도 가볼 생각이다. 로저 딘은 대표적으로 예스의 환상적인 음반 커버 디자인을 담당했던 아티스트다. 이번 전시회에는 음반 커버에 쓰인 원화들이 전시될 예정이라 한다.

10. 노마 가르시아파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징하던 명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와 함께 메이저리그 3대 유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심장이었던 그는 부상과 높은 몸값 등의 이유로 인해 트레이드됐고, 이후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등을 전전하다가 결국 은퇴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청춘이 담겨있는 보스턴에서 은퇴하기를 원했고, 이에 구단은 그와 '하루'짜리 계약을 맺고 그날 은퇴식을 거행해줬다. 스포츠만큼 감동적인 건 없다. 내가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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