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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발표하고 티브이에 나올 때 재범이 형 정말 멋있었다. 주말 쇼 프로에 '청카바' 입고 나와서는 '내가 이런 곳에서 노래를 해야 하나.' 하는 거만한 표정으로 <이 밤이 지나면>을 부르곤 했었는데 정말 간지였다. 그러다가 한참 인기 올라가고 있을 때 그대로 잠수 타버렸다. 오대산인가에 짱박혀있었다고 하는데 하산(?)해서는 신대철과 함께 시나위 재결성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특종 TV 연예'에서 재범이 형 인터뷰를 했었는데, "다시 또 증발할 거냐?"는 리포터(이승연)의 질문에 재범이 형은 "난 물이 아니기 때문에 증발하지 않는다"는 큰스님 같은 말씀을 남겼다(또 자잘한 걸 기억하고 있구나.-_-). 그때 인터뷰를 보면서 '아, 저 형이 똘끼가 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쨌거나 재범이 형은 솔로 1집을 내고 록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좀 괴로웠다고 한다. 그래서 1집 활동 다 관두고 산에 들어가서 레인보우, UFO 같은 록의 고전들만 들으면서 지냈다고. 결국 다시 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신대철, 김영진과 함께 시나위를 재결성하겠다고 해 화제가 됐었는데, 직후에 (아직도 진위가 불분명한) 사건이 하나 터지면서 유야무야됐던 걸로 기억한다. 비슷한 시기에 김종서도 솔로로 데뷔를 하고, 재범이 형도 솔로로 나와서 록/메탈 팬들에게 꽤나 욕을 자시기도 했는데, 난 그냥 재범이 형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좋았다. 록이나 소울을 부를 때도 멋있지만, 이런 팝 발라드를 부를 때도 멋지다. 재범이 형은 1집 앨범 발표하고 오랜 잠수 끝에 6년 만에 (개인적으로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명작이라 생각하는) 2집 앨범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