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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09. 12. 7. 12:28

1. 요즘 집에서 깔깔이(방상내피)를 입고 지낸다. 작년 겨울에 샀던 건데 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다. 국방색으로 사려다가 헤어스타일도 그렇고 완전 군바리처럼 보일까봐 검은색으로 주문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패션이지만 정말 보온효과 하나만은 짱이다.

2. 거의 몇 년 만에 스타크래프트를 봤다. 임요환과 홍진호가 맞붙은 '임진록' 때문이다. 어느새 이 둘도 사람들에게 향수를 일으키게 하는 이름들이 됐다. '폭풍저그'란 별명 대신 미풍저그, 중풍저그, 콩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김종필을 제치고 2인자의 대명사가 된 홍진호. 자신의 앞길을 항상 가로막고 있던 '그분' 임요환과 (서로 전성기가 한참 지난 상태에서) 몇 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홍진호를 응원했고, 결국 승리했다. 對 테란전 통산 222승을 그분에게 거두었다. 이건 운명. 포스팅도 일부러 2번에 썼다.

3. 조카에게 '고래가 그랬어'를 사주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사줄까 하다가 잘 이해를 못할 것 같아서 3학년이 된 이제야 사줄 수 있게 됐다. 좀 걱정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다행스러웠다. '좌빨 조카'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어떤 사안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4. 지난달에 술 한 번 잘못 마시고 완전 고생했다. 정말 술을 못 마시는데, 주위에서 계속 억지로 권해 맥주 3잔에 양주 1잔인가를 마셨다. 취하거나 정신을 잃은 건 아닌데 머리 어지럽고 속은 울렁거리고, 썅! 2차 간다는 걸 몰래 도망 나와서 정신없이 귀가, 바로 잤다. 그러다가 새벽 4시에 깨서 다 토하고. 그 얘기를 전해들은 사람들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술이 느는 거라 하는데, 대체 왜 그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술 실력을 늘여야 하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날 이후로 술이 더 싫어졌다.

5. 내 포스트를 보고 어떤 특정 앨범을 사게 됐다고 말해준 사람이 4명이나 된다. 블로그질 하면서 가장 기분 좋고 보람 있는 순간이다. 100장 단위로 팔리는 라이선스 시장에서 무려 4장이 내 블로그 때문에 팔렸다니, 역시 내가 짱이다.

6. 난 담배를 피지 않지만, 사람들이 담배 피는 것에 별로 거부감이 없다. 길거리에서나 정류장에서 담배 피는 인간들을 개념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둘이 대화할 때 상대방이 내뿜는 담배 연기에도 그리 개의치 않아한다. 이런 내가 담배 냄새에 가장 민감할 때는 바로 담배 냄새에 찌든 중고 시디를 받았을 때다. 그 이상하고 역한 냄새는 말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얼마 전에 중고 시디들을 꽤 많이 샀는데 그 가운데 일부가 그런 시디들이었다. 도저히 참기가 힘들어서 케이스를 다 바꿔 끼웠다. 대체 흡연가의 방에서 어느 정도 숙성이 돼야 그런 깊이의 냄새가 배기는 것일까.

7. 이어서, 그렇게 산 중고 시디들 가운데 옛 가요 시디도 있었다. 변진섭 2집이나 최용준 2집 같은 앨범을 손쉽(고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최용준 시디를 오디오에 걸고 <아마도 그건>과 <목요일은 비>, <거울이 되어>를 연속으로 듣고 있으니 난 어느새 라디오를 듣고 있는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8. 장호연의 야구 같은 삶을 살고 싶다.

9. 꽤 유명한 잡지의 기자 하나가 내 글을 베껴 쓴 것 같다. 9매 정도의 글을 2매 정도로 축약해서 짜깁기했다. 난 베껴 쓴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일단은 두 글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어보려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가 더 고민스럽다. 그 기자가 표절한 게 확실하다 해도 내가 얻어낼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사과 받는 정도가 다일 텐데 해당 잡지에 사과문을 실어 달라고 해야 하나? 아휴- 모르겠다.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10. 지지난주 '콘서트 7080'에 이상우가 나온 걸 봤다. 이제 이상우는 연기자가 더 익숙한 것 같고, 또 '인간극장' 같은 프로그램에 더 어울리는 가수가 된 것 같지만, 그럼에도 좋은 가수란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상우가 작은거인의 <별리>를 부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다 안다. 그가 얼마나 좋은 가수인지를. '콘서트 7080'에선 자신의 노래 <이젠>과 김범수의 <약속>을 불렀는데 역시나 자기의 색깔을 듬뿍 담아 불렀다. 좋아하는 노래가 무척 많은데,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은 물론이고, 오태호가 만들어준 <하룻밤의 꿈>은 그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11. 요즘 아이폰 때문에 난리던데, 난 스마트폰이니 이런 게 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좀 신기하다. 전화와 문자, 알람밖에 안 쓰는 나로선 정말 새로운 세계다. 그런 걸 안 쓴다고 설마 삶의 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겠지?-_-

12. 아딸은 밀떡볶이만 진리인 줄 알았는데 어묵도 진리였구나.

13.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아테르베리라는 스웨덴 형의 교향곡들이다. 교향곡이라고 해봐야 베토벤, 차이콥스키, 브람스, 브루크너 정도 들은 게 다이지만, 비교적 요즘 형들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서 찾다가 알게 된 형이 아테르베리다. 아테르베리 형 때문에 페테르손-베리에르나 알프벤 같은 북구라파 형들도 알게 됐다. 알아서 좋긴 한데, 아- 이래서 클래식에 발을 들이면 안 되는 거구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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