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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소소

시옷_ 2008. 12. 15. 22:17

1. 일해야 할 게 있을 때 그냥 시작하면 되는데 항상 정시를 찾는다. 4시 15분에 시작하면 될 일을 가지고 꼭 5시 정각부터 시작해야지 하고 맘을 먹는다. 그러다 밤 되고 12시 넘어가고, 그리곤 항상 마지막에 눈 좀 붙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해야지 하고 잔다. 그리고 매번 새벽에 이게 뭔 지랄인가 하며 담부턴 절대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음에도 똑같은 짓을 반복한다. 답이 없다(오늘 마감 시간을 도저히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그걸 끝내느라 2시간밖에 못 잤기 때문에 이 자책의 글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슬픈 사실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나중에 똑같은 짓을 반복할 거라는 걸 내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2. 새벽에 일을 하면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었다. 사실 난 아직도 클래식 연주자들을 과연 예술가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상태인데, 어쨌거나 오늘 솔티와 카라얀 버전을 번갈아 들으면서 해석의 차이라는 걸 조금이나마 느꼈다. 내가 클래식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래서 해석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래서 해석의 차이를 재창조로 인정할 수 있다면 그땐 확실하게 예술가 대접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창작하지 않는 예술이 과연 존재하느냐가 나의 물음이고, 지휘자를 재창조의 차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 나머지 단원들의 정체는 과연 뭔가? 그들이 나이트의 오부리 아저씨들과 다른 건 무엇인가?

3. 넥스트가 새 음반을 냈다. 음악에는 이제 별 관심도 없고, 암튼 요즘 원더 걸스 발언으로 시끄러운 모양인데 나에게 오히려 더 거슬렸던 말은 '넥스트 최강의 멤버'라는 소리였다. 난 저 소리를 정말 한 다섯 번은 들은 것 같다. 그러니까 멤버들이 교체될 때마다 저 헛소리를 한 거다. 비트겐슈타인 만들 때도 저 비슷한 소리를 했었고. 그동안 멤버들이 얼마나 자주 바뀌었나를 생각하면 지금 현 넥스트 멤버들은 '우주방위군'이라고 불러줘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매번 능력을 갱신하며 '넥스트 최강의 멤버'를 꾸리면서 음악은 갈수록 구려지는 거지?

4. <쉴드>가 7시즌으로 완전히 끝을 맺었다. 그동안 즐거웠어, 빅 맥키. 더치도 안녕.

5. 1년 동안 '어쨌거나' 수고했다는 의미로 나에게 연말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_- 크게는 못하고 10만원 안팎의 선물을 해줄 생각인데, 일단 확실히 결정된 건 아바의 박스세트. 9장에 4만5천원인가 그렇다. 그리고 카라얀 박스세트와 카잘스 박스세트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오늘 새벽에 들은 '합창'의 새삼스런 감동 때문에 카라얀 박스세트로 맘이 기울어진 상태다. 사실 베토벤이랑 브람스 정도만 들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놔두면 언젠간 듣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38장에 6만8천원. 이걸 언제 다 듣고 앉아있냐.-_-

6. 이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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