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서유석 - 선녀

시옷_ 2011. 8. 10. 20:25

내가 좋아하는 신중현은 엽전들도 아니고, 뮤직파워도 아니고, 바로 이런 노래들을 만들고 연주하던 때의 신중현이다. 당시 사이키델리아 세계를 좇던 신중현과 포크 가수였던 서유석, 양희은의 만남은 흥미로웠지만 생각만큼 큰 반향은 얻지 못했다. 신중현도 이 작품을 그리 탐탁지 않아하고 비평적으로도 좋은 반응은 얻지 못했지만, 당시 물올라있던 신중현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신중현은 이 곡을 위해 자신의 스승인 이교숙 선생을 초빙해 하프 연주를 부탁했고, 이 하프(와 오케스트라) 연주는 곡 전체에 걸쳐 '몽환'이란 무늬를 수놓는다. 서유석도 곡에 완전히 녹아들어 좀 더 환각적으로 노래를 표현해낸다. 정말이지 1970년대 초반의 신중현은 위대하고 또 위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