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삼청 - 鬪志
시옷_
2011. 6. 26. 13:00
전에 어떤 선배와 '정치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극우 성향의) 밴드의 음악을 좋아하는 게 가능한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선배는 그럴 수 없다는 거였고 난 그럴 수 있다는 거였다. 일단 다른 걸 다 떠나, 음악과 사상을 동일시할 때 내가 놓칠 수많은 음악들이 너무나 아까울 것 같았다. 삼청도 그런 경계에 서있는 대표적인 밴드이다. 쌈사페 때 내뱉었던 "김대중 빨갱이" 발언으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본인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극우 밴드다. 하드코어·펑크의 큰형님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 앨범 [男道]는 정말 잘 만든 헤비메탈 앨범이다. 다행(?)스러운 건 몇몇 표현을 제외한다면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남자의 길'이라는 앨범 제목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 간지'를 가열차게 노래한다. 특히 이 노래는 리프면 리프, 솔로면 솔로, 훅이면 훅, 떼창이면 떼창,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