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주석 - 배수의 진

시옷_ 2011. 5. 23. 02:59

클럽 '쌤'이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쌤'보다는 '쌈지스페이스 바람'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나에겐 무척 특별한 공간이었다. 나의 직장이기도 했고, 내가 이쪽 바닥에서 처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곳이기도 했다. 또 일이란 걸 떠나서 좋은 공연을 가장 많이 보여준 공간이었다. 하나의 역사가 끝나고, 그렇게 나의 청춘의 한 페이지도 마무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 추억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공연들. 줄리아 하트의 리허설을 보며 <corazon>을 따라 흥얼거리던 기억, 스위트피와 루시드 폴 등이 합동공연을 할 때 난데없이 내리던 진눈깨비, 너무 많이 봐서 한동안 지겹기까지 했던 코코어와 허클베리 핀의 공연 등등.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마스터플랜의 힙합 형제들이 바람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했던 날이다. 그날이 아마 바람이 시작되고 가장 많은 관객이 들어온 날일 것이다. 그날 모두가 함께 부르던 주석의 <배수의 진>, 그때의 들뜬 분위기가 새삼 그리워진다. +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쌤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다. 나도 하루 이상은 갈 생각이다.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그 망할 놈의 기둥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