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소소

시옷_ 2011. 4. 15. 00:49

1. 내가 지금 민방위를 뛰는 사람인데, 군 전역 후 처음으로 다시 입대하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도 내가 다시 군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알고 있으니 다시 2년을 대체 어떻게 버티나 하는 생각에 정말 막막해졌었다. 꿈에서 깨고 정말로 안도의 한숨을. 앞으로 싸이는 무조건 리스펙하겠다.

2. 요즘 내 당구 인생 최대의 슬럼프다. 요즘은 아주 쳤다 하면 져서 당구 칠 때마다 다마수 좀 내리게 해달라고 징징거리고 있다. 하도 지다 보니까 자격지심이 생겼는지, 게임비를 내러 갈 때마다 사장님이 '이 호구는 오늘도 졌네.' 하면서 날 보고 비웃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왠지 부끄럽네.-_-

3. 이번 김해 단일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유빠들에게 질려버렸다. 가장 코미디는 단일화 협상 실패 후 여론이 유시민에게 안 좋게 돌아가니까 '강자의 횡포'니 '다수당의 횡포'니 민주당을 욕하면서 단일화는 서로 조건이 맞아야 하는 거라고 한 것. 그걸 그렇게 잘 아는 애들이 작년 지방선거 때는 무조건 연대해야 한다며 심상정을 그리 흔들고, 조건이 안 맞아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노회찬에게 그렇게 비난을 퍼부은 거였나. 1년 전 진보신당에게 퍼부었던 저주를 생각한다면, 노회찬이 먹었던 욕을 생각한다면, '강자의 횡포'니 하는 그딴 개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유빠들은 한다. 그래야 유빠니까.

4. 이어서, 대단한 후보나 내세우려고 그런 거면 말을 안 하겠다. 가장 적합한 후보였던 친노 김경수가 민주당 후보로 나오려고 하자 특유의 온갖 패악질로 주저앉힌 뒤, 꺼낸 카드가 고작 참여정부 때 농업특보를 지냈다는 이봉수다. 이봉수가 어떤 사람이냐면, 노통 말년에는 "노무현 정부는 경제파탄 무능세력"이라고 비난하면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자리 하나 얻으려고 문국현에게 붙었던 사람이다.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이런 사람을 '노무현 정신'을 잇겠다는 정당에서 후보로 내세운 거다. 봉수 형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노무현 정신'과 '경제파탄 무능세력'은 어떻게, 얼마나 연결이 되는지.

5. 조수경(30) 씨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통역이다. 일본 사람인 반다이라 마모루(42) 감독의 '입' 역할을 한다. 경기 중 작전타임 땐 반다이라 감독의 지시보다 조씨의 카랑카랑한 음성이 더 크게 들린다. 감독의 감정이나 표현, 몸짓을 흉내 내다보니 '아바타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배구 팬이 아닌 사람이 TV 중계를 보면 '흥국생명 감독이 여자인가?'라고 착각하기 딱 좋다. "감독님이 화내시면 저도 같이 화내야죠. 선수들이 '언니가 왜 화를 내?'라고 할 때도 있어요."

6. 윤상 박스 세트가 나왔다. 탐나기는 하지만, 모든 시디를 다 갖고 있는 관계로 결국 포기. 윤상의 꼼꼼함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오리지널 시디와 리마스터링 시디를 같이 넣은 건 좀 무리수인 것 같다. 요즘 가장 갖고 싶은 박스 세트는 RCA 리빙 스테레오 박스 세트. 교보문고에서 35% 할인한 가격에 팔고 있어서 지금 한참 고민 중이다. 고민만 하고 있다.-_-

7. 여자친구가 [한겨레21]에 난 서승의 기사를 보고 생각이 났다며 [서승과 함께 하는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을 선물해줘서 잘 읽고 있다. 서승을 기리는 이들의 글을 모은 일종의 문집인데, 서승과 함께 수형 생활을 했던 장기표의 글도 실려 있다. 난 사람들이 장기표에게 최소한의 존중심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가 말년에 여러 실언을 하고 무리수를 두긴 했지만 젊은 시절 그가 목숨을 내놓고 했던 민주화운동에 비하면 그깟 실언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한 실언들은 세상의 흐름에 조금의 영향도 끼치지 못한 해프닝이었을 뿐이지만, 그가 했던 민주화운동은 역사와 세상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노무현을 욕했다는 이유로, 이제 정신 나간 노인네 취급을 받고 그의 인생 모두가 부정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8. [서승과 함께 하는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과 함께 서승의 동생인 서경식의 새 책 [언어의 감옥에서]도 나왔다. 이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한 권씩 사도 좋을 것이다. 이 형제들의 어머니인 오기순 여사는 내가 아는 가장 슬픈 어머니이다. 이 형제들이, 이 가족들이 남은 생을 최대한 평안하게 살기를 바란다.

9. 더불어, 미남음악평론가 나도원의 음악산문집 [결국, 음악]도 나왔다. '결국, 음악'인 것도 맞고, '미남'인 것도 맞다.

10. KT에서 016 서비스를 6월 말에 중지한다고 해서 아무래도 스마트폰이든 뭐든 전화기를 바꿔야할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버티면 더 큰 떡고물을 줄 수도 있다고 해서 최대한 버텨보려고 한다. 모바일 알박기! 아이폰을 사더라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아마 안 할 거 같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신상노출이 정말 쩐다고 해서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지금도 페이스북 초대 메일을 볼 때마다 섬뜩할 때가 있다.

11. 비트볼이 '팝스 코리아나'의 일환으로 안타기획에 이어 지구레코드와도 계약했다고 한다. 이제 지구레코드에서 나온 옛 음반들도 재발매 시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 내가 자주 꿈꿨던 게 지구레코드나 서라벌레코드 사장 아들로 태어나서 서나서나 옛 음반들이나 재발매하면서 노는 거였는데.-_- 어제 [무릎팍 도사]에 완선이 누나도 나오고 했으니까 비트볼에서 완선이 누나 1, 2집도 재발매해줬으면 좋겠다. 현대음률 속에서~

12. 김재환. 네이버 검색어 1위의 위엄. 얼굴까지 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