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1. 뉴스가 제법 크게 났었는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데, 삼화고속 버스들이 서울로 가는 외곽순환도로에 불이 크게 나는 바람에 아예 진입을 금지시켰다. 가짜 휘발유 파는 업자들이 휘발유를 넣다가 불이 났다나 뭐라나. 아무튼 4개월 정도 공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덕분에 부천을 찍고 서울엘 가야 하는데 안 막힐 땐 40분 걸리던 길이 이젠 60분~90분 정도가 걸린다. 차가 유난히 막힐 때는 1301번 승객들에게 그 업자들 죽탱이 한 방씩 날릴 수 있는 권한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_-
2. 오랜만에 만난 단편선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애매하게 콧수염을 기르고는 <붉은 산>의 익호(aka 삵)처럼 코털을 깍지 않은 행색이었다. 게다가 헤어스타일은 점점 케니 지나 마티 프리드먼을 닮아가고 있었다. 삐져나와있는 코털을 지적하자 바로 손으로 뽑는 담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단편선에게도 그루피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단편선은 확실히 난 사람이다. 결론 돋네?
3. 영화를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조아무개 씨에게 "정말 예쁜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영화를 그만 보라고 하면 어떡하겠느냐?" 물어보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 보겠다고 대답했다. '그깟 활동사진 따위'란 말은 했는지 안 했는지 정확하지 않다. 이렇게 허망한 영화사랑은 집어치워야 마땅한 것 아닌가?
4. 생활의 지혜: 딸꾹질이 날 때는 상체를 90도로 숙이고 물을 마시면 된다.
5. 치아가 오복 가운데 하나라면, 난 그 복을 가장 세게 걷어 차버린 사람 가운데 하나일 텐데 얼마 전 시린 이에 아주 좋다는 센소다인 치약을 샀다. 사용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플라시보 효과인 건지 쓴지 며칠도 안 됐는데 괜히 더 상쾌하게 느껴진다. 암웨이 치약이 짱인 줄 알았는데 진짜 짱은 따로 있었구나.
6. 강준만의 새로운 책인 [미국사 산책]이 나왔다. 정말 엄청나지 않은가?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이 더 질릴 정도다. 책을 쓰는 것보다 더 놀라운 건 그 책을 쓰는데 인용한 참고문헌 목록이다. [한국사 산책]을 쓸 때도 책 한 권 쓰는데 최소 수십 권에서 자료를 찾아 인용을 하던데, 얼마나 많은 책을 보기에 그게 가능한 건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독' 하니까 생각난 얘기. 예전에 국회의장을 지냈던 박준규가 김대중과 김영삼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YS가 평생 읽은 책보다 DJ가 쓴 책이 더 많다." 깔깔.
7.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많이 입던 옷은 이랜드나 언더우드, 브렌따노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다 그것들보다 살짝 가격이 비싼 브랜드가 하나 나왔는데 그게 바로 제누디세였다. 뭐랄까, 좀 더 고급스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까. 무엇보다 이름이 센스가 있었는데, 1월부터 12월까지 내내 입는다는 뜻에서 제누디세였다.
8. 영배 형(동영배 말고 윤영배) 인터뷰를 할 때 얘기도 재미있었지만, 또 인상적이었던 건 '다르다'와 '틀리다'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사용한다는 거였다. 나도 말할 때 신경을 쓰는 부분이긴 한데, 글로 쓸 때는 비교적 쉬워도 말로 할 때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무릎팍도사>에서도 강호동이 '틀리다'는 틀린 표현을 자주 해서 거슬릴 때가 많다. 사소한 건 같지만 이런 것 하나하나가 배려와 사려라고 생각한다. 영배 형이 그런 사람이었다.
9. 얼마 전에 박아무개 선배가 해금 연주자 성의신의 이름을 보고는 'sex god'이라 불렀다. 정말이지 이런 드립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10. "어설프게 흑인 흉내 내는 랩이 아니라 진짜 한국의 랩이군요~ 이런 훌륭한 래퍼가 있는지 첨 알았습니다~^^" 백비트 오른쪽에 보면 글을 대한 트윗을 볼 수가 있는데 티브이에서도 몇 번 본 적 있는 김주환이란 사람이 umc에 대해 이런 글을 남겼다. 여기서 umc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라, 저 사람에게 "어설프게 흑인 흉내 내는 랩"을 하는 게 누군지 물어보면 아마 대답을 못할 것이다. 제대로 들어본 게 없으니까. 10년 동안 활동한 umc를 이제 처음 안 사람이 다른 힙합 앨범을 들어봤을 리 만무하다. 그냥 지나치듯 듣거나 보고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대충 '어설프게 흑인 흉내 내는 랩'이라고 뭉뚱그렸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교수라는 양반이 자기 마음에 드는 하나를 칭찬하기 위해서 자기가 잘 알지도 모르는 분야를 매도하는 게 참으로 한심해보였다.
11. 난 김요한처럼 생긴 얼굴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