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박정수(소리창조) -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시옷_
2010. 12. 19. 05:55
이 노래는 곡도 곡이지만, 가사만으로도 레전드의 반열에 오를 만하다. 설령 내가 꼰대 같아 보인다 해도,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 / 가슴 저미는 그리움 쌓이고 / 세상이 온통 시들었어도 / 깊고 고요한 / 그대 품에서 잠들었으면 / 잠시라도 잠들었으면"이란 가사를 반복해서 읽고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요즘의 "니가 날 원하는 대로 삐리뽐 빼리뽐 / 아아아아아아아 삐리뽐 / 에에에에에에에 빼리뽐 / 아아아아아아아 삐리뽐"이란 가사를 이해해주긴 힘든 일이다.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라는 아름다운 모국어와 "삐리뽐 빼리뽐"이라는 외계어 사이의 괴리감은 지구와 명왕성의 거리만큼이나 멀고 크게 느껴진다. 귀로 들을 때도 어처구니없었지만, 이렇게 직접 글로 적고 보니 더 링딩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