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sahara - i can't say

시옷_ 2010. 4. 6. 18:24

내가 '인천 헤비메탈의 심장' 사하라에게 가졌던 호감의 절반 이상은 아마 우정주의 목소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록과 헤비메탈을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내가 좋아했던 보컬리스트는 날카로운 고음을 자랑하는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중저음이 매력적인 보컬리스트였다. 그래서 그 어떤 보컬리스트들보다 데이비드 커버데일과 임재범을 좋아했다. 그런 점에서 사하라의 우정주는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보컬리스트였다. 사실, 이 앨범은 녹음이 워낙 별로여서 우정주 보컬의 매력을 절반도 담아내지 못했다. 라이브에서 듣는 우정주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정말 개멋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화이트스네이크의 <fool for your lovin'>과 블랙 사바스의 <heaven and hell>을 가장 근사하게 부르던 싱어였다. 그러나 우정주는 사하라의 1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2집 앨범 작업에서 배제되는데, 계속해서 화이트스네이크와 딥 퍼플 류의 전통적인 록 음악을 하고 싶었던 그와, 미국으로의 기타 유학 후 드림 씨어터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던 인재홍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렸던 것으로 보인다. 음악적인 완성도는 당연히 2집을 더 쳐줘야겠지만, 개인적인 애정은 1집에 더 간다. 앨범 제목이 무려 [the seven years of drought]이다. 정말로 이 1집을 만들기 위해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오래 기다린 1집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만들지 못하고, 만들고 난 후에는 밴드를 떠나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앨범을 들을 때마다 좀 짠해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