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northern portrait - the munchhausen in me
시옷_
2010. 4. 5. 12:26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스미스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동안 '스미스의 적자' 대접을 받았던 진이 그냥 커피라면 노던 포트레이트는 T.O.P라고 해야 할 만큼 노골적으로 스미스를 재현하고 있다. 쟁글쟁글 사운드에 모리씨가 빙의된 듯한 염소 바이브레이션까지 완벽하게 스미스를 연상시킨다. 난 '따라쟁이'에 관대한 편이고, (피터팬 컴플렉스처럼 스타일을 넘어서 특정 곡을 훔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를테면 이병우의 <자전거>는 팻 메시니의 음악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곡이지만, 난 <자전거>가 팻 메시니의 웬만한 곡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 같은 시대에 누구를 흉내 내고 따라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곡 자체만 좋다면 오리지널리티의 문제는 상당부분 퉁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 점 때문에 노던 포트레이트의 이 앨범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이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스미스의 그림자가 언제나 따라붙어 다니겠지만, 그럼에도 각각의 곡 자체로서 자신들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