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ache

san e - rap genius

시옷_ 2010. 4. 1. 01:04












힙합 노래 부문은 후보 다섯 팀 가운데 가장 이름 없는 래퍼의 가장 건방진 제목을 가진 노래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산이는 인터넷에 올린 자작 랩을 통해 입소문으로 알려졌으며, 제이와이피(JYP)와 계약을 맺고 원더걸스의 '애니바디'에 참여하는 등 근래 가장 크게 주목을 받은 신인 래퍼다. 힙합 집단 '오버클래스'의 두번째 단체 앨범에 수록된 이 곡은 기본적으로 미국 남부 지역 힙합, 즉 서던 힙합의 양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 곡의 진정한 미덕은 희소성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곡이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리듬, 사운드, 가사, 정서에 이르기까지 서던 힙합의 총체적 양식을 한국 땅에서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로듀서 제피가 빚어낸 강렬하고 변화무쌍한 음악도 놀랍지만, 산이는 이 소리의 향연 위에서 능수능란하게 리듬을 타며 처음부터 끝까지 재치있는 말장난을 이어나간다. 혹시라도 노래가 가볍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일종의 장르적 특성일 뿐 산이의 유쾌한 재능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훗날 한국 힙합의 선구적 노래로 기억될 것이다. (김봉현)

+ 아마도 올해 대중음악상 수상자들 가운데 가장 기대를 안 하고 온 음악인일 것이다. 기대 없이 위층에서 술 마시다가 수상자가 호명되고 나서야 (미쿡 출신답게) "오마이갓"과 "언빌러버블"을 외치며 부랴부랴 내려왔다고. 버벌 진트 까는 랩을 공개해 주목받았다가 버벌 진트에게 발탁(?)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곡이나 최근 콰이엇의 새 앨범 피처링을 들으면 알겠지만, 정말로 음절 하나하나에 그루브를 심어놓은 것 같다. 어제 수상소감을 하는데도 리듬감이 느껴졌다.-_- 산이와 함께 주목받았던 새로운 세대의 래퍼들, 스윙스나 슈프림 팀(이-센스&사이먼 디)이 최근 실망스런 데뷔 앨범을 냈는데, 그렇기에 더욱 산이의 결과물을 주목하고 싶다.